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韩剧【追击者】剧本

来源:抵帆知识网
1.망원역 사거리 / 밤혼잡스런 도로. 차량들 틈의 구형 재규어를 따라 이동하는 화면.차 안을 보면, 20대 후반의 지영이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통화 중이다. 스티커 사진이 부착된 빨간색의 핸드폰.취객들로 붐비는 망원역 앞에 다다르자 비상깜박이를 켜며 정차하는 재규어.통화 중인 지영이 내리더니 인도로 올라선다. 핸드폰을 끊고 두리번거리는 작고 아담한 체구의 지영.잠시 후, 사람들 틈에서 30대 중반의 남자, 영민이 다가와 지영에게 뭐라 말을 건넨다.영민을 본 지영은 그가 웃으며 인사를 건네자그동안의 표정을 바꿔 미소를 짓는다. 잠시 동안 이야기를 나누더니 재규어를 타고 출발하는 두 사람.언덕을 형성한 주택가를 향해 멀어지는 재규어. 2.은행 앞 / 밤대로에서 은행을 끼고 우회전하는 재규어.언덕을 형성한 주택가의 골목길을 오른다.3.망원동 골목길 / 밤골목을 오르는 재규어. 지영과 영민이 친해졌는지 웃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영민이 좌회전하라는 손짓을 하자 좌회전하는 차량.4.초소 앞 / 밤주차된 차량들이 일렬로 늘어선 오르막의 골목.지영은 운전이 서툰지 전 후진을 반복하며 차량을 주차시키고 있고,영민은 차에서 내려 주차를 돕는다.(화면 쪽의 재규어는 초소와 차량2대를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어야하며,그 위치는 단독주택의 담장 옆, 뻗쳐 나온 나무의 밑이어야 한다.)결국 삐딱하게 차를 댄 후 내리는 지영.잠시 영민과 대화를 나누더니 골목 저편으로 멀어진다.- 1 -(영민)(지영)차를 저렇게 대면 어떡해요?괜찮아요. 금방 나올건데요, 뭐.둘이 우회전을 하며 시야에서 사라지면, 아무런 움직임 없는 공간을 한참동안 비추는 화면.DISSOVE5.초소 앞 / 오후 / 비이전 씬과 동일한 앵글.주차된 차량들이 바뀌었고 수량도 별로 없다.그런데 방범초소 옆에 삐딱하게 주차된 재규어는 그대로이다.차량을 비추면, 한참동안 방치됐는지 더럽혀져 있다. 빗줄기에 떨어진 나뭇잎과 수북이 쌓인 광고찌라시들.뒷좌석의 조금 열린 창문으로 빗물이 들어가고 있다.카메라 옆으로, 천천히 등장한 순찰차 한 대가 재규어를 지나치는가 싶더니 정지한다.바로 후진을 하더니 조수석 창문을 열고 재규어를 들여다보는 경찰1, 2.뭔가 이상한지 조금 더 후진을 하며 번호판을 확인한다.삐비빅- 하는 소리와 함께 차량 조회가 시작된다.(시간 경과)30대 중반의 남자, 엄중호의 얼굴.우산을 쓴 채 담배를 피우며 재규어를 쳐다보는 중호.(경찰1)(차 안에서) 아저씨 차 맞아요?대꾸도 없이 주변을 둘러보는 중호.빽빽이 들어선 무수히 많은 집들을 보며 한숨 쉬 듯 담배 연기를 내뿜는다.중호씨발년... 넌 잡히면 죽는다.화면 암전되며, 타이틀. 추격자.6.망원동 골목길 : 오프닝 시퀀스 / 오후-밤 / 비-비그침비 내리는 골목길 곳곳의 이미지들이 보여진다.음침해 보이는 각종 주택들, 상가들, 골목길들...- 2 -이러한 이미지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블럭의 상부로 옮겨가는데,그 과정에서 해가 지고 비가 그친다.최 상부의 골목길에서 내려다 본 번쩍거리는 유흥가의 불빛들.7.먹자골목 / 밤취객들로 북적거리는 먹자골목. 그 골목 안의 각종 이미지들.그 틈을 요리조리 헤집고 다니는 20대 후반의 남자, 오좆.겨드랑이 사이에 가방을 끼고 그 안에서 명함 크기의 전단지를 꺼내주차된 차량들의 차창에 끼워 넣으며 다닌다.전단지엔 발가벗은 미녀의 사진과 전화번호가 새겨져 있는데 한 가지가 아니다.각기 다른 디자인과 번호가 새겨진 3장의 전단지를 한 번에 틈새에 집어넣는 그의 기술이 탁월해 보인다.그렇게 능숙하게 일을 하던 그가 쓰윽- 하고 사라진다.8.낡은 3층 건물 / 밤날렵하게 계단을 오르는 오좆.3층에 다다른 그가 음침한 복도를 지나 허름한 목재 문을 열면,9.중호의 사무실 / 밤오좆다녀왔습니다.TV와 소파와 책상이 전부인 좁고 허름한 내부. 책상 앞에 앉은 중호가 손을 들어 인사한다.소파에 앉더니 TV를 켜는 오좆.중호는 고개를 숙인 채 핸드폰으로 통화 중이었는데TV 소리가 거슬리는지 오좆의 뒤통수를 노려본다.중 호예... 죄송합니다, 상무님... 애들이 둘씩이나 도망을 가서요즘 정말 힘들어요. 걔들 땡겨준 돈만 천이 넘는데...동시에 책상 위를 훑는 화면. 3대의 핸드폰이 놓여있고, 오좆이 돌리던 전단지 뭉치들, 장부, 연습장이 놓여있다. 연습장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낙서를 하다가,중 호아, 상무님 어떻게 삼일 만에 그 돈을 해드려요...맘먹고 도망간 애들 찾는 게 쉽습니까... 꼭 해드릴 테니까 좀 살려주십쇼.- 2 -걔들 그 돈만 회수해도... 상무님. 상무님? (상대가 끊었나보다) 씨발...오좆에게 볼펜을 던지며,중호TV꺼. 씨발놈아. 어디 형님이 전화하는데.바싹 긴장한 오좆이 TV를 끄고는 불쌍한 표정을 짓는다. 중호오좆중호오좆다 돌렸어?예.더 돌려.예.오좆이 나가자 되는 일이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목덜미를 주무르는 중호.이때, 핸드폰이 울린다. 중호(메모하며) 예... 어디세요? 합정동이요. 캘리포니아 모텔... 삼백육호요.예. 지금 보내드릴께요.전화를 끊는 중호. 연습장에 핸드폰의 발신자 번호를 옮겨 적는다. 10.캘리포니아 모텔 밖 / 밤통화 중인 30대 초반의 여자, 성희가 주차장을 지나 모텔 입구로 들어간다.11. 캘리포니아 모텔 안 1 / 밤3층 복도.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성희가 내린다. 복도를 걸어 306호의 문을 두드리자 40대 남자, 모텔남1이 문을 연다. 성희안녕하세요.성희의 얼굴을 뜯어보더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모텔남1.모텔남1빨리 왔네.성희가 모텔남1을 뒤따라 들어간다.반쯤 열린 화장실 문 안을 슬쩍 보고 구두를 벗는 성희.안으로 들어가자,- 4 -모텔남1성희모텔남1성희모텔남1성희모텔남1성희모텔남1성희모텔남1문 닫고. (돈을 건네며) 여기. (세어보는데)(침대에 누우며) 나이가 좀 많네. 몇 살이야?(옷을 벗으며) 서른이요.간수를 잘했네. 몸이 좋아.(속옷차림으로 웃더니 방문을 열자)화장실가게?예.(성희를 만지며) 있다가 가. (나가며) 안돼요.있다가 가라니까.화장실로 들어간 성희가 문을 닫으려 하는데,문 뒤에 숨어 구두를 들고 서 있는 모텔남2가 보인다. 성희모텔남1엄마!(다가오며) 아이... 있다가 가라니까.민망한지 씨익 웃는 두 남자.표정이 굳은 성희가 방안으로 가 옷을 챙기자,모텔남1성희모텔남1성희모텔남1성희모텔남1성희(팔을 잡아끌며) 아, 왜 이래.이거 놔요.아, 사진만 찍으려고 그랬어.이거 노라구요.알았어. 알았어. 돈 줄께. 돈 주면 되잖어. 이거 안 놔, 이 변태 새끼야?뭐?미친 새끼들.속옷 차림의 성희가 옷을 들고 나간다.모텔남1저 년이...복도로 쫓아 나와 성희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모텔남1. 12. 캘리포니아 모텔 안 2 / 밤1층. 모텔남1의 욕설이 들려오는 카운터 앞.- 5 -모텔 현관이 열리며 급하게 뛰어 들어오는 중호. 카운터의 아가씨에게,중호아가씨 어디야?3층이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계단으로 향하는 중호. 3층 복도. 중호가 계단에서 올라오면,남자 종업원과 모텔남2가 발가벗은 모텔남1을 뜯어 말리고 있다. 모텔남1(방 안을 향해) 어따 대고, 야이 개년아!중호가 다가가 안을 보니 얼굴이 시뻘겋게 부어오른 성희가 옷을 챙겨 입고 있다. 안쓰러운지 얼굴을 찌푸리는 중호. 성희와 눈이 마주친다. 시선을 피하더니 그냥 지나쳐 나가는 성희. 그녀가 계단으로 내려가자, 중호가 모텔남1의 뒤통수를 후려친다.모텔남1중호너 뭐야?(몇 대를 더 치며) 저년 애비다, 씨발놈아. 일루와. 모텔남1을 방으로 끌고 들어가는 중호. 문을 잠그더니 따귀를 연속으로 후려친다.중호앉어. 무릎 꿇고 앉어. 개새꺄.(침대에 앉더니 수건 던지며) 자지 가리고.가리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는 중호. 중호모텔남1중호어떡할래? .......합의 봐라.13. 캘리포니아 모텔 밖 / 밤주차장. 건물의 옆면 벽에 기대 담배를 피우는 성희. 얼굴이 많이 상했다. 딸랑- 소리와 함께 성희의 앞에 주차된 차량의 창문으로현관을 열고 나오는 중호가 반사되어 보인다.주위를 살피더니 돈다발을 꺼내 세어보는 중호.- 6 -성희중호성희중호좋냐?(다가와 보더니) 거깄었어?(한 모금 빨고 담배를 끄더니) 나 진짜 그만둘께. (나가며) 전화하지 마.야, 야!대꾸도 않고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성희.중호가 쫓아나가 보면, 성희가 주차장 밖에 주차되어있던 재규어를 바라보고 있다. 돌아보며,성희애들 찾았어?14. 도로 / 밤재규어를 타고 이동 중인 중호와 성희.중호성희 중호 성희 중호성희중호얼굴이 그게 뭐냐. 성질 좀 죽이라고 그렇게 말해도...며칠 쉬면서 아가씨들이나 구해 봐. 차 어서 찾았어?망원동.경찰에 신고했어?미쳤냐. 잡아 죽일 년들을 신고하게.걔네들 도망간 거 아니라니고. 오빠 형사였다메? 형사였으면 걔들이나 좀 찾아봐. 괜히 여기저기서 돈이나 뜯어내지 말고.아, 미친년이. 누가 돈을 뜯어! (잠시) 마이킹을 천오백이나 땡겨 간 년들이 잠수를 탔어. 지나가는 개새끼들한테 물어봐, 걔들이 팔려간 건지 튄 건지. 성희(잠시) 아유, 나쁜 새끼.신호 대기 중인 차에서 내려버리는 성희.정차한 차량들의 사이를 지나 인도로 향한다. 중호저게... 야! 야! 아 나 미친년 성질은... 신호가 켜지고 차량을 출발시키는 중호.발신자로 ‘오좆’이 찍힌 핸드폰이 울린다.중호(오좆)중호(오좆)왜. 성희 많이 다쳤어요?어. 일 못해. 왜.형님. 어떤 새끼가 자꾸 뺀찌를 놓는데 이제 애들이 없어요. 어떡하죠?- 7 -중호(오좆)중호미진이 있잖아. 걔 감기 걸렸다고 오늘 쉬겠대요.감기는 씨발. 끊어. 내가 전화해 볼께.15. 미진의 집 안 / 도로 (중호의 차 안) 교차 / 밤미진의 집 안. 현관문이 열리며,유치원생쯤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 은지가 비닐봉지를 들고 들어온다.싱크대에 봉지를 올려놓고는 약과 생수통을 꺼내 약의 포장을 까고 컵에 물을 따르는 은지. 나머지들을 냉장고에 넣고서 방으로 들어가면,침대 위에 누워 앓고 있는 20대 후반의 여자, 미진이 보인다.미진의 어깨를 조심스레 흔드는 은지.은지 미진은지엄마...(돌아보며) 응...약 먹어.미소를 짓더니 몸을 일으키는 미진. 약을 막 삼키자, 방 저 편에 놓인 핸드폰이 울린다.미진엄마 핸드폰 좀 갖다 줘.은지가 핸드폰을 집으며 외부 창을 보면,‘쓰레기’라는 발신자가 보인다.건네면, 발신자를 보고는 입술을 씹으며 근심하는 미진. 미진중호미진중호미진중호미진중호미진중호미진중호미진(받으며) 예 오빠...어디야.미안해요. 몸이 너무 안 좋아서요. 오빠 오늘 하루만 쉴께요.어디가 안 좋은데?감기 같아요. 열도 나고...감기. 한여름에 감기에 걸렸다고. (한숨) 남자랑 같이 있냐?아녜요.그럼 너도 그년들처럼 도망가는 중이야?왜 그래요, 오빠. 좋은 말할 때 일 나가. 욕 처먹고 나서 질질 짜지 말고. 어?(흘낏 은지를 본다)왜 대답이 없냐?오빠...- 8 -중호미진중호미진중호미진아이씨... 너희 집 어디야. 내가 갈께. (한숨)너희 집 어디냐고. 예. 나갈께요.진작에 그러지. 오좆한테 전화해봐.예.이동 중인 중호의 차. 짜증을 내며 폴더를 닫다 핸드폰을 떨구는 중호.운전석 사이로 들어가 버린 핸드폰.신호가 걸리자 차를 세운 중호가 의자 밑으로 손을 넣고 핸드폰을 찾는다. 꺼내 보면 본인의 핸드폰이 아니다. 빨간 핸드폰. 중호뭐야.뒤를 보니 지영의 사진이 부착되어있다. 열어보면 전원이 꺼져있고, 파워를 눌러도 켜지질 않는다.뒷 차량들의 크랙션 소리가 계속된다.다시 미진의 집. 고개를 푹 숙인 미진. 은지미진나가야 돼?(은지를 멍하니 바라보다) 응. 얼른 갔다 올께. 16. 망원 우체국 앞 / 밤취객들로 붐비는 대로변. 지저분하게 늘어선 택시들 사이로 빨간색 마티즈가 비상등을 켜며 들어선다.마티즈의 운전석엔 짙게 화장을 한 미진이 있다. 통화 중이다.미진예, 지금 도착했어요. 마티즈요. (자기 옷을 보며) 보라색인데요. 예.나가서 서 있으라고요? 예. 전화를 끊더니 내리는 미진. 인도로 올라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우체국의 출입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그렇게 잠시, 서글픈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미진. 그러던 중 출입문에 비친 미진의 옆으로 영민이 다가와 선다.영민미진(웃으며) 안녕하세요.(돌아보며) 예. 안녕하세요.- 9 -영민미진영민죄송해요. 좀 쑥스러워서. 괜찮아요. 그런 분 많아요.저기... 저희 집으로 가죠?17. 중호의 사무실 / 밤화장실. 거울을 보며 전동칫솔로 양치질을 하는 중호.오좆이 들어와 소변을 보자,중호오좆켜졌어?예.카악- 하고 가래를 내뱉는 중호.화장실에서 나와 책상에 앉는 중호. 지영의 핸드폰에 꼽힌 충전기를 뽑아내고는 SEND를 눌러 통화기록을 살핀다. 제일 윗줄에 '016-9265-4885'란 번호가 뜬다.‘확인’을 누르자 전화번호 밑으로 뜨는 ‘2004/7/3 SAT PM 09:14'란 기록.중호아홉시 사분... 사팔팔오... 들어봤는데. 사팔팔오... 사팔팔오...중호가 연습장을 뒤지기 시작한다.(오좆)(화장실에서) 사팔팔오요? (연습장을 뒤적이며) 알어?그거 그 또라이 새낀데. (나오며) 지금 미진이가 간 그 새끼잖아요.중호오좆연습장의 낙서 같은 메모 중에 '지영 016-9265-4885'란 글자가 보인다.급히 뒤로 넘기면, ‘미진 016-9265-4885’란 오좆의 글자.중호오좆중호오좆중호아... 씨발.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며) 미진이 어디로 갔어?망원동이요.맞네. 그 새끼네. 그 새끼가 팔아버린 거네.예?(전화를 받았는지) 어, 난데. 예, 아니오로만 대답해.너 지금 그 새끼랑 같이 있어? 손님이랑 같이 있냐구.모텔이야? 집이야? 걔네 집으로 가는 중이야? 오케이. 잘 들어.걔네 집에 들어가면서 주소를 외워. 별 거 아냐. 그냥 시키는 대로 해.오빠가 지금 기분이 안 좋거든? 그래.들어가면 샤워 좀 하겠다고 화장실에 가서, 나한테 주소를 문자로 보내. 알았어?- 10 -간단하지? 티내지 말고. 실수하면 죽는다. 그래.전화를 끊은 중호가 책상 서랍에서 수갑을 꺼내며,중호오좆중호하늘이 돕는다. 하늘이.경찰에 신고해야 되는 거 아녜요?(소파에 앉아 슬리퍼를 구두로 갈아 신으며) 장사 말아먹을 일 있냐? (나가며) 사무실 잘 봐. 18. 망원동 골목길 (씬2와 씬3의 사이길) / 밤 좌회전을 하는 미진의 마티즈. 차 안의 미진과 영민. 영민미진영민미진영민미진영민누구에요?가게 오빠요.사장이에요?예. 왜요?아녜요. 몸이 좀 안 좋다고 그랬더니... 이제 어디로 가요?저기요. 저 초소 앞에 대세요.영민이 재규어가 주차되어 있던 빈자리를 쳐다본다.그런 영민을 슬쩍 쳐다보는 미진. 19. 수산시장 밖 / 도로 (중호의 차안) 교차 / 밤한적한 시장의 입구에 ‘기동수사대(이하 기수대)’라 쓰인 봉고차(이하 형기차)가 서있다.조수석의 30대 남자, 이형사가 오형사, 강형사, 박형사와 함께 대기 중인데 그중 운전석에 앉은 오형사는 여자다. 모두 양말까지 벗어 놓은 채 의자를 젖히고 쉬는 분위기. 이형사와 오형사는 멍하니 시장의 내부를 바라보고 있고,강형사와 박형사는 뒷좌석에서 자고 있다. 창밖으로 시장 입구에서 시장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는 서울시장이 보인다.서울시장을 뒤따르는 소규모의 수행원과 경호원, 방송 기자들.이형사참... 어렵게 산다. 서울 시장이란 양반이... 이 시간에... 시장바닥에서...이형사의 핸드폰이 울린다. 받으며,- 11 -이형사중호어, 중호.형님, 바쁘세요?중호는 도로를 주행 중이다.이형사중호이형사중호이형사중호이형사중호이형사중호이형사중호이형사(하품) 바쁘지... 어딘데요? 노량진... 왜?형님. 전에 말씀드렸던 거 있잖아요?뭐. 애들 발른 거요. 그게 도망간 게 아니라 팔려간 거 같애요. 왜? 번호가 같더라고요. 다른 집인 줄 알았나봐요. (강형사의 맨발을 치우며) 아이고... 그래서 그 새끼 잡으러 가는 거야?예. 어딘데?망원동이요. 형님. 지금 바쁘세요? 약간 후달리네.바쁘다니까. (기지개 펴며) 지금 바빠요.기지개를 펴며 오형사를 보는 이형사.오형사는 조수석 너머를 보고 있는데 표정이 이상하다.오형사의 시선을 쫓아 창밖을 보면, 웬 중년 남자가 시장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다.미간을 찌푸리며 유심히 바라보는 이형사.순간, 남자가 시장의 얼굴을 향해 검정 비닐봉지를 던진다.비닐이 터지자 똥물을 뒤집어쓰는 시장.이형사씨팔! 신발을 찾아 신고, 잠에서 깨고...이형사를 쫓아 허둥지둥 튀어나가는 형사들. 중호형님. 형님?전화가 끊기자 여유를 잃은 듯한 중호.20. 영민의 거처 앞 / 밤주택가의 골목길. 담벼락이 엄청 높은 단독 주택의 대문 앞이다. 담장이나 대문으로 봐서 80년대에 지어진 듯한 분위기. 열쇠고리에 달린 10여개의 열쇠 중에 대문 열쇠를 찾는 영민. - 12 -영민미진영민미진영민(미진이 두리번거리자) 왜요?아니 그냥... 정말 혼자 사세요?예. 이상해요? 아뇨.들어오세요.미진이 대문 옆에 위치한 주소를 확인하며 들어간다. 대문을 살짝 열어놓는 미진.21. 영민의 거처 : 정원 / 밤돌계단을 오르자 정원 저 편에서 커다란 개 한 마리가 꼬리를 살랑이며 달려온다. 원래 하얀 개였나 본데, 씻기질 않아서인지 시커멓다.소리를 질러 저편으로 보내는 영민.미진이 정원을 둘러보면, 정원수들은 손을 본지가 오래 되어서인지 들쭉날쭉하고, 널따란 잔디밭은 여기저기 파헤쳐져 진흙을 드러내고 있다. 양 옆집은 담벼락에 가려져 지붕만 보인다.영민이 열쇠로 현관을 열더니 미진과 함께 들어간다. 22. 영민의 거처 : 거실 / 밤거실 구석의 수족관에서 퍼져 나오는 은은한 녹색 조명.영민이 불을 켜자, 널찍한 거실이 드러난다. 미진영민저, 샤워 좀 할께요.그러세요. 화장실 저기.영민이 가리킨 문 안으로 들어가는 미진. 23. 영민의 거처 : 화장실 / 밤들어와 문을 잠그는 미진. 악취가 대단한지 인상을 찌푸린다.둘러보면, 여기저기 시커먼 때가 잔뜩 끼어 있다. 샤워기를 켜고는 변기 위에 앉아 중호에게 문자를 보내는 미진.그런데 통화권 이탈 지역이라 전송이 안 된단다. 창가로 가 창문을 열자 벽돌로 막혀 있다. 핸드폰을 들이밀어 보지만 여전히 통화권 이탈지역이란다. - 13 -불안한 표정으로 창가에서 벗어나는데, 타일로 된 욕조 저편에 머리카락 뭉치가 보인다. 긴 머리카락... 가까이 들여다보니 동전만한 넓이의 두피가 동반된 머리카락이다. 입을 틀어막고 기겁을 하는 미진. 24. 초소 앞 / 밤미진의 마티즈를 발견한 중호가 그 뒤로 주차를 한다.25. 영민의 거처 : 화장실 / 밤샤워기를 끄고 세면대 위의 거울을 보는 미진.젖은 머리를 매만지며 스스로를 진정시킨다. 26. 영민의 거처 : 거실 / 밤미진이 화장실에서 나온다.다시 본 거실은 지저분하기 그지없다.집기들은 모두가 고급인데 전혀 관리를 안 한 듯 하다.창문엔 커튼이 쳐져 있는데 극장에서나 쓰일 법한 두꺼운 천이다.소파에 비스듬히 앉아 담배를 피우며 수족관을 바라보고 있는 영민.물 떼가 잔뜩 낀 수족관 속으로 화려한 문양의 열대어 몇 마리가 보인다.미진콘돔을 차에 놓고 왔나봐요. 잠깐 나갔다 올께요.영민이 미진을 빤히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현관으로 향하는 미진. 현관문이 커다란 자물쇠로 잠겨져 있다. 침을 꿀꺽 삼키더니 태연하게,미진영민저기요. 문이 잠겼는데요?그래요?영민이 미진의 뒤로 다가온다.27. 초소 앞 / 밤운전석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초조한 얼굴의 중호.- 14 -시계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10시 29분.10시 30분이 되자마자 미진에게 전화를 걸면, 신호가 가다가 끊긴다.중호모야. 이... 또 한 번 걸어도 마찬가지다.주변을 둘러보면 빽빽하게 늘어선 집들...잠시 생각하더니, 4885로 전화를 거는데, 음성으로 넘어간다.중호씨발...난감한 표정으로 이형사에게 전화를 거는 중호.28. 수산시장 안 / 밤 시장 안. 저 멀리 도주하는 투척남을 뒤쫓는 형사들.맨발, 혹은 짝발인데 생선이 담긴 다라이를 밟아 넘어지고... 난리다. 29. 초소 앞 / 밤중호(전화를 끊으며) 미치겠네...난감한 얼굴의 중호가 목을 빼고 창 밖을 보면,우로는 단독 주택이, 좌로는 원룸 빌라가 있다.둘을 번갈아 보더니, 빌라의 현관을 향해 가는 중호.현관 옆으로 10개가 넘는 초인종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인상을 찌푸리더니 그 중 하나의 초인종을 누르는 중호.30. 영민의 거처 : 화장실 / 밤피와 땀에 절은 미진의 얼굴. 재갈이 물린 그녀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떨고 있다.팔다리가 뒤로 꺾인 채 포박된 슬립 차림의 미진.문이 열리며 발가벗은 영민이 묵직한 가방을 들고 들어온다.영민의 몸엔 햇볕에 그을린 러닝셔츠 자국과 어깨의 굳은살이 선명하다.세면대 위의 거울을 잠시 들여다 보더니 미진의 머리맡에 가방을 털썩- 내려놓는 영민.지퍼를 열고 내용물들을 쏟아내면, 타일 위로 쏟아지는 것들은 검게 굳은 피로 얼룩진 온갖 공구들이다. - 15 -이를 본 미진의 눈이 커지며 꿈틀거린다. 공구들을 뒤적여 S자의 갈고리를 찾아 들더니, 벽에 박아 넣은 강철 링에 거는 영민. 미진의 앞에 쭈그리고 앉더니 가위를 든다. 가위에 엉겨 붙은 딱딱하게 굳은 살점과 핏덩이들을 떼어내며,영민미진영민꿈틀거리는 미진.너 지영이 알지? (놀라자)걔 얼굴 본 지 오래됐지, 그지?영민(가위를 들이대며) 소리 지르지 마. 걔도 소리 지르다 혓바닥 잘렸어. 꼴깍 침을 삼키며 꿈틀거림을 멈추는 미진.영민이 재갈을 풀자 부들부들 떨며 헐떡이기만 할 뿐 조용하다. 영민미진영민미진영민미진영민미진영민미진영민미진그렇지. (잠시) 미진아. (대답 없자) 대답해.예, 예...집에 가고 싶어?(흐느끼며) 예... 왜 집에 가야되는데?.......왜 니가 살아야 되냐고... 말해봐.(당황하더니 입을 열려하는데 할 말이 없다)없어?(여전히 머뭇거리더니)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없는 거야. 그지? (재갈을 씌우려 하자) 자, 잠깐만요. 따, 딸이 있어요. 일곱 살짜리 딸이 있어요.잠시 보더니 발악하는 미진에게 다시 재갈을 물리는 영민. 영민사람들은 니가 없어진 줄도 모를꺼야. 당연히 찾는 사람도 없을 꺼고. 재갈을 다 물리자 정과 망치를 들고,영민움직이지 마. 하나도 안 아프니까. 지금까지 아파한 사람 아무도 없었어. 미진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더니 옆 머리에 정을 대는 영민.미진의 두 눈이 뒤집어지며 재갈 물린 입에서 기이한 소리가 새어나온다.영민움직이면 진짜 아프다. - 16 -정 머리를 향해 망치를 후려치는 영민. 순간, 미진이 몸을 트는 바람에 망치가 정을 맞추지 못한다.퍽- 미진의 이마를 스치며 타일 바닥에 꽂히는 망치.미진의 몸이 갓 잡힌 물고기처럼 격렬하게 파닥인다.그런 미진에게 정을 겨누고 계속해서 내리치지만워낙 격렬하게 몸부림치기에 계속해서 맞추지 못한다.그렇게 몇 번을 실패하던 중 정을 쥔 자신의 손을 망치로 내리찍는 영민.악- 하고 아파하더니 정을 던져버리고 미진의 머리를 향해 망치를 휘두른다. 그럼에도 여전히 맞추지 못하는 영민.타일을, 어깨를, 다리를 때리다 결국 머리에 적중을 시킨다. 그대로 눈알을 뒤집으며 경련을 일으키는 미진.깨진 타일 바닥으로 핏물이 흐른다. 호흡을 고르는 영민.이때 초인종이 울린다.짐승처럼 상체를 세우고 귀를 쫑긋 세우는 영민.또 다시 초인종이 울리자 후다닥 공구들을 챙긴다.31. 망원동 골목길 / 밤지나가던 행인과 차 속의 중호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미진의 인상착의를 들었는지 행인이 고개를 젓자, 차량을 출발시키며 두리번거리는 중호.32. 영민의 거처 : 정원 / 밤남방을 걸쳐 입으며 대문으로 향하는 영민. 짜증이 나는지 중얼거린다.영민노인남(쌀쌀맞게) 누구세요.밤늦게 죄송합니다. 박집사님 지금 계신가요?정원을 지나치면 돌계단 밑으로 대문을 열고 들어온 노부부가 보인다.등산복 차림의 노부부. 노인남영민노인남영민박동원 집사님이 요즘 교회도 안 나오시고 통 소식이 없길래...아이씨... 나가요. 그런 사람 없어요. (문 닫고 돌아서자)저 그럼... 이사 가신 건가요?몰라요.돌계단을 걸어 오르는 영민. 이때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 17 -개가 컹컹- 짖으며 대문으로 달려간다. 영민이 붙잡으려 하지만 늦었다. 대문에 찰싹 붙어 노부부를 향해 낑낑거리는 개.노인녀노인남노인녀노인남아니 얘 풍산이 아냐? 여보.(영민의 모습을 보더니) 그만 가자.풍산아. 아유 풍산이 잘 있었어? 어머 너 왜 이렇게 말랐니?(영민의 눈치를 보며) 왜 이렇게 주책을 떨어. (영민에게) 죄송합니다. 밤늦게.33. 영민의 거처 앞 / 밤노인남이 노인녀를 끌고 라이트와 시동이 켜진 검정색 에쿠스에 올라 타려한다. 그러자,(영민)노부부가 되돌아보면,저, 잠깐만요!영민(대문을 열며) 이거 참... 지금 주무시고 계셔서... 들어오세요. 34. 영민의 거처 : 거실 / 밤노부부가 지저분한 내부를 둘러보며 당황해 하고 있다.컴컴한 주방에선 금속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온다.주방의 어둠 속에서 나온 영민이 망치를 들고 다가가자 뒷걸음질 치는 노부부.영민아니 왜, 왜 사람을 괴롭혀요. 예?35. 영민의 거처 앞 / 밤대문을 열고 나오더니 시동이 꺼진 에쿠스에 오르는 영민.자신의 열쇠 꾸러미를 조수석에 던지는데 미끄러지며 바닥에 떨어진다. 이를 못 본 영민이 차를 몰고 이동을 시작한다. 36. 망원동 골목길 / 밤내리막의 골목길.에쿠스를 운전 중인 영민이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것이 주차할 장소를 찾는 듯 하다.그런데 차들이 빽빽이 들어서있어 세울 곳이 없다.- 18 -삼거리가 나오자 차를 세우고 전방을 주시하면,시선이 닿는 곳까진 주차할 장소가 없다. 그러자 좌회전을 하는 영민. 37. 초소 앞 / 밤좌회전을 하자 초소가 보인다. (지금까지 봐 온 앵글의 반대, 곧 내리막)미진의 차가 주차된 골목인데 저 편에 빈 자리가 보인다.지나치더니 후진을 해서 차를 대려 하는데,뒤따르던 차가 쏙 하고 주차를 해버린다.짜증을 내며 작은 교차로를 지나는 영민.갑자기 쿠웅- 하고 웬 차가 들이박는다.중호의 차 안.중호아이 씨발...차에서 내려 영민에게 다가가는 중호. 운전석의 영민은 재규어를 보고 긴장한 모습. 중호가 몇 번을 두드려야 창문을 내리는 영민.중호영민중호영민중호영민지금 바쁘니까 연락처나 줘요. 보험 처리해 드릴께........아저씨 바쁘니까 빨리 달라고.됐어요. 그냥 가세요.예?괜찮으니까 그냥 가시라구요.어이없다는 얼굴의 중호가 영민의 옷에 묻은 혈흔을 발견한다.손과 복부에 묻은 피들. 돌아보니, 저 편 초소 앞에 주차된 미진의 차가 보인다.다시 영민을 바라보면, 차창을 올리고 있는 영민.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영민의 얼굴.중호영민중호영민 (급히 차창을 누르며) 아이, 아저씨. 그래도 제가 잘못한 건데 해결해 드려야죠. 비싼 찬데.됐다구요.연락처 주시면...아이, 됐다니까.차를 뒤로 빼려하는데, 여성운전자의 승용차가 바짝 붙어 선다. - 19 -앞으론 중호의 차가, 뒤로는 여성의 차가 막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 영민중호영민(한숨) 아저씨, 됐으니까 차 빼세요. 돈 안줘도 돼요.그러지 말고 연락처 주시면 보상해...아, 차 빼라고! (뒤차에게) 야! 차 빼! 차 빼라고! 영민의 이러한 모습을 한참 지켜보더니,중호야. 사팔팔오. 너지?순간 표정 관리를 못한 영민이 중호를 쳐다본다.중호(웃으며) 씹새끼...중호가 핸드폰을 귀에 대자 영민의 바지에서 핸드폰이 울린다.중호영민중호영민중호받어, 이 새꺄........(차문을 열며) 내려라........얼른 내려. 넌 죽었어.영민이 내리질 않자 옷을 잡고 끌어내는 중호.중호(안 나오려 힘주자) 이 븅신이.확- 하고 영민을 잡아끄는 중호. 순간 영민이 중호를 밀치며 차에서 튀어나온다.중호가 넘어지자 뛰기 시작하는 영민.중호의 차를 뛰어넘어 좌회전을 하자 중호가 일어나 뒤쫓는다.38. ‘영민을 잡는 중호’ 시퀀스 : 망원동 골목길 / 밤(차가 다니지 못하는 골목길이 나올 수 있는 지점들)-10미터 정도의 거리를 사이에 두고 달리는 두 남자.-계단이 있는 삼거리.앞 선 영민이 내리막의 계단으로 핸드폰을 던지고는 오르막의 계단을 뛰어 오른다. 영민을 쫓아 계단을 오르며 반대쪽 계단에 떨어진 핸드폰의 위치를 확인하는 중호.- 20 --그렇게 쫓고 쫓는 두 남자. -외진 골목길.지쳤는지 속력이 늦춰진 영민을 몸을 날려 덮치는 중호.한참을 엎치락뒤치락하더니 중호가 영민의 위에 올라타고 후려치기 시작한다. 퍽- 퍽- 코와 입 안이 터지며 피가 흐르자 몇 대 맞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저항을 포기하는 영민.영민중호(팔로 얼굴을 감싸며) 그만! 그만! 그만해요!(숨이 차서 드러누우며) 아이. 개새끼.영민과 나란히 누운 중호. 잠시 쉬는가 싶더니 영민의 머리통을 때리며,중호영민중호잡힐 거면서 도망을 왜 가, 씨발놈아. 숨차게.걔 어떡했어. 벌써 팔았어?팔긴 누굴 팔아요.이런 개...중호가 때리려하자 팔로 얼굴을 감싸는 영민.중호겁은...중호가 영민의 몸을 뒤진다.지갑이 나오자 신분증을 확인하는데, 주소지가 ‘안양’이다.중호영민중호영민중호모야... 너희 집 어디야?아, 안양이요.너 지금 사는 데가 어디냐고. .......이 개새끼가... 팔을 들어 막는 영민을 때리는 중호. -삼거리. 영민이 핸드폰을 던져버린 지점. 핸드폰을 귀에 댄 중호가 바닥을 보며 왔다 갔다 한다.중호(받지 않는지 끊으며) 아이씨... (수갑 찬 영민을 노려보며) 꼴에 잔머리는...(때리며) 핸드폰 없으면 뭐, 그냥 보내줄 줄 알았냐?- 21 -39. 초소 앞 / 밤사고현장. 중호가 도착하니 많은 차들의 정체로 난리가 났다. 중호와 영민의 차량으로 교차로가 막힌 탓에 이렇게 된 듯.차량을 에워싸며 욕을 하던 사람들이 중호와 영민을 보자 슬슬 피한다.영민을 재규어의 조수석에 구겨 넣더니 늘어선 차량들을 향해,중호(경찰3)아따 씨발... (손짓하며) 그 쪽에 다 차 빼! 거기! 후진하라고!거기, 아저씨!중호가 돌아보니 경찰이다. 경찰3중호차를 이렇게 세워두면 어떡해요? 아저씨 차에요? 예? 예.경찰3이 차 속의 영민을 본다. 수갑에 만신창이가 된 얼굴.경찰3중호경찰3중호경찰3(소리)경찰3(소리)경찰3경찰이에요?(헛기침) 예.신분증 좀 보여 주세요.서에 두고 왔는데...(무전기에 대고) 삼백구십. 여기 망원 파인, 순 하나. 여기 삼백구십.주조일점.일팔.(중호에게) 어디 서에 계신데요?40. 망원동 골목길 (순찰차 안) / 밤영민과 나란히 뒷좌석에 앉은 중호.중호경찰3중호경찰4중호영민중호경찰3아니 내가 2년 전까지 기수대에서 근무했다니까!지금 전화 걸어봐!(운전하며) 가서 하자구요. 가서.아니 애가 지금 팔려가고 있잖아! 거, 좀 조용히 하세요. 가서 얘기하자구요.아, 돌겠네. (히죽거리는 영민을 보더니) 웃냐? 어? 웃어?(정색을 하는가 싶더니) 풉.이 븅신이...아 진짜! 조용히 하라고!- 22 -41. 망원 지구대 안 / 밤낡고 좁은 내부. 조용하다.어디론가 전화 중인 중호. 입구에 위치한 벤치에 앉아 영민을 노려보고 있다.수갑을 채워놨는데 한쪽은 중호의 손목에 한쪽은 벤치에 연결해 놨다. 수갑이 풀린 영민은 책상 너머 안쪽에서 피해자 진술서를 작성하고 있다. 중호경찰4경찰3이 들어온다.(핸드폰을 끊으며) 아이씨...(비웃으며) 왜요? 안 받아요?경찰3경찰4중호경찰4중호경찰3중호경찰4영민경찰4중호경찰3영민경찰3영민경찰3영민경찰3영민핸드폰도 없고. 뭐 얘기가 하나도 안 맞어.그냥 서로 넘겨. 지금 저 새끼 집에 가보자니까. 지영민씨 솔직하게 다 쓰세요. 저런 사람은 혼 좀 나야 돼. 때가 어느 땐데 경찰을 사칭하고...돌아버리겠네. 야. 야! 너 똑바로 말해. 애들 어따 팔았어?아, 조용히 좀 해요!저 새끼한테 직접 물어보라니까! 저 사람. 저거... (영민에게) 진짜 팔았어요?미쳤어요?죄송합니다. 저 사람이 물어보라길래...아- 나 돌겠네. (전화 건다)(캐비닛을 닫고 자리에 앉으며) 지영민씨 저 차는 누구꺼예요?예? 아... 차요? 아는 사람 차예요.아는 사람 누구요?예? 이름이 뭐냐구요.기억이... 잘...그 사람 연락처는 알아요?그게... 집에 있을텐데...경찰3이 한참을 쳐다보더니, 영민을 등지고 업무를 본다.그런 경찰3의 뒷모습을 한동안 쳐다보더니,영민경찰3영민궁금해요?(여전히 등진채로) 아니 차 주인을 모른다니까.기억이... 나다가 안 나다가 그래요. 정말로...- 23 -경찰3알았어요. 계속 쓰세요. 영민이 진술서를 다시 쓰는데,경찰3영민경찰3영민경찰3영민경찰3영민경찰3영민경찰3영민경찰3영민경찰3영민경찰3영민경찰3영민경찰3영민경찰3영민지영민씨 핸드폰이 공일육인가 공일일인가?(쓰며) 공일육이요.(바라보며) 핸드폰 없다면서요?예? 하하... 나 이거. 참.핸드폰 어딨어요?집에요.근데 왜 없다고 그랬어요?그게... 참나...번호 불러 봐요. (머뭇거리자) 사팔팔오 맞죠?아녜요.통신사 알아보면 다 나와요........아가씨들 팔았죠?아녜요.아니긴 뭐가 아냐. 팔았죠?아니라니깐요. (잠시) 안 팔았어요. (고개 숙이며) 죽였어요.뭐요?아녜요.지금 뭐라 그랬잖아요.뭘요.죽였다고 그랬잖아요.하하... 나 이거 참... 예.예?예. 죽였어요.피범벅이 된 옷을 입은 채 비실비실 웃고 있는 영민.뜨악한 경찰3, 4. 중호 (어이없다는 웃음) 하... 저 븅신 저거...42. 영민의 거처 : 화장실 / 밤자물쇠로 잠긴 화장실 문. 화장실 안으로 화면 이동하면, 피범벅이 되어 널브러진 노부부의 시체.그 옆으로 피범벅이 된 미진이 보인다. 의식이 없다.- 24 -43. 수산시장 밖 / 밤각종 차량의 경광등 불빛과 구경나온 상인들로 북적거리고 있다.지저분한 이형사와 오형사가 투척남을 끌고 형기차로 향한다.앞을 막고 취재를 해대는 기자들.이형사나중에, 나중에 합시다. 나중에.그렇게 기자를 물리치던 이형사가 의경 하나를 잡아끌며,이형사좀 막어, 새꺄.그러자 우르르 달려들며 기자들을 저지하는 의경들.기자들이 젖혀지자 저 멀리 순찰차 뒷좌석에 타려고 하는 강형사와 박형사에게,이형사강형사병원 어디래?!성모병원이요! 전화드릴께요!강형사와 박형사가 순찰차를 얻어 타고 출발한다.이형사아나 미치겠네. (투척남에게) 왜 사람얼굴에 똥을 퍼붓고 지랄이야, 미친놈아!(전화 받으며) 예, 반장님. 지금 가요. 아 갑자기 튀어나온 놈을 무슨 수로 막어요.(오형사에게) 야, 뭐라도 깔고 태워야지! 시트가 뭐가 되냐?(전화에 대고) 나머진 병원으로 갔어요. 일단 데리고 들어갈께요.44. 한강대교 - 도로 (형기차 안) / 밤창문을 죄다 열어놓은 채 한강대교를 이동 중인 형기차.이형사투척남이형사오형사이형사투척남아저씨, 그거 누구 똥이야? 아저씨 똥이야?역사가 심판해 줄꺼다! 이 버러지 같은 것들아.아... 저 또라이 저거... 어떡하죠? 난리 났을 텐데.아이씨... 나 한 맺힌 거 많다. 왜 하수도 고쳐달라는데 상수도를 뜯어내서사람 씻지도 못하게... 내가 며칠을 못 씻었는지 알어?! 집에 똥이 안 내려가서...사이, 이형사의 전화가 울린다. 중호의 전화다.- 25 -이형사조용해지는 투척남.(투척남에게) 아 씨발! 조용하라고! 이형사(전화 받으며) 어. 왜. 나 지금 바뻐. 뭐? 뭐래는 거야 이 새끼. 어... 그래서... 어... 죽였는지 안 죽였는지 니가 어떻게 알어? 하여튼. 어... 그래서... 아홉 명? 아홉 명을 죽였다고?야. 야. 엄중호. 엄중호. (중호가 전화를 끊었는지) 아나 이 새끼. 전화를 끊고 담배를 피워대는 이형사.이형사오형사이형사오형사이형사오형사이형사오형사.예.마포 부녀자 사건 있지?예. 여자 세 명 죽은 거요.어. 그거 망원동에선 몇 건이나 일어났지?어... 그거 다 망원동에서 일어났죠. 새벽에 골목에서.그래? 투척남을 돌아보더니 생각을 하는 이형사. 오형사이형사왜요?아냐.이때, 이형사의 전화가 울린다.이형사예... 전데요. 예? 망원 지구대요? 예. 아... 마포 부녀자 자료요. 이형사를 쳐다보는 오형사. 둘의 눈이 마주친다.이형사그게 아마... 제가 지금 외근 중이라서 사무실 가봐야 알 것 같은데요? 지금 들어가는 중이니까 들어가는 데로 바로 연락드릴께요. 예.(전화를 끊자마자) 오형사. 차 돌려.오형사이형사예?하늘이 돕는다. 망원동으로 가자.급히 U턴을 하는 형기차.(이형사)반장님? 지금 망원동으로 좀 오세요. 빨리.- 26 -45. 망원 지구대 안 / 밤분주해진 내부. 안 보이던 지구대장과 소장의 모습이 보이고,수갑을 찬 영민의 진술을 확인하기 위한 마포서의 형사1, 2도 보인다. 모두가 영민을 둘러싸고 서 있는 상황에서 출입구 쪽에 혼자 앉은 중호.중호의 옆으로 취객 하나가 앉아있다. 형사1중호소장중호형사1데려가 보죠. 진술하는 게 말이 되네. 저거 븅신들 아냐?! 저 인간이 어따대고...저 새끼가 미친 척 하는 거 아냐, 지금!야!!!지구대장그런 거 같지? 너무나 큰 고함 소리에 조용해진 모두들.형사1중호형사1형사2형사1형사2중호어디 포주새끼가... 이 새끼보다 니가 더 나쁜 새끼야. 경찰 싫어 때려친 새끼가 왜 경찰을 팔고 지랄이야? 지랄이........(영민을 가리키며) 이 새끼 태워.(중호를 가리키며) 저 사람은요?같이 태워야지, 이 자식아. 애 얼굴이 이런데 덤탱이 쓸 일 있어? (중호의 한쪽 수갑을 풀더니) 갑시다.야, 이러지들 말자. 중호가 현관으로 끌려 나가는데, 문이 열리며 이형사와 오형사가 들어온다.지저분한 둘. 모두가 ‘저건 또 뭐야’ 라는 식으로 쳐다본다.이형사중호이형사중호이형사소장이형사소장이형사경찰4이형사경찰4수고하십니다.형님!넌 어디 가냐? 저 븅신같은 것들이...(조용하라 손짓하며) 알았어. 알았어.어떻게 오셨죠?기수대에서 왔습니다.어디요?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요.아, 아까 전화했던... 마포사건 자료 때문에 오셨구나?아뇨. (영민을 가리키며) 저 친구 때문에 왔어요.네?- 27 -이형사저 친구 데려가려구요.모두가 인상을 찌푸리며 영민과 이형사를 번갈아 본다.46. 망원 지구대 앞 / 밤지구대 밖. 기수대와 마포서의 형기차가 삐딱하게 서 있고,안에서는 거의 몸싸움 수준의 다툼이 펼쳐지고 있다.별의별 고함이 오고가는 상황에서 끼이익- 하고 소렌토가 들어서더니그 뒤로 검정 SM5가 들어선다.은색 소렌토의 운전자, 반장이 내려 SM5의 뒷문을 열면,깔끔한 제복을 입은 기수대장이 내린다.자다 깼는지 머리에 새집을 지은 그가 상황을 쓰윽 훑어보더니,대장반장이건 다 뭐야, 이거.좀 복잡한 모양인데요.순간, 탕- 탕- 하고 차창을 두드리는 형기차 속의 투척남.대장반장대장반장대장반장대장반장대장반장대장아, 깜짝이야. 저거 뭐야?저 사람이 그...똥 던진 놈이야? 그런 거 같습니다. 저런 미친 새끼. 왜 남의 얼굴에 똥을... 저 새끼 뭐래는 거야? 오, 오줌이 마렵다는 거 같은데... 한 번 보시겠습니까?됐어. 가서 보기로 하고. (지구대 안을 가리키며) 이거 확실한 거지?예. 이형사가...이형사 핑계대지 말고. 예.알았어. 기수대장이 모자를 쓰더니 반장과 함께 현관문을 박차고 들어간다.47. 망원 지구대 안 / 밤대장왜 이렇게 시끄러!!모두가 조용해지며 기수대장을 바라본다.가장 먼저 경례를 하는 러닝셔츠 바람의 지구대장.- 28 -지구대장충성.모두대장충성.지랄들 하고 자빠졌네. 지영민이가 누구야?사람들의 한 가운데에 앉은 영민을 모두가 바라보면,대장영민대장영민대장대장니가 지영민이냐?예, 예...너 얼굴이 왜 그래?.......(둘러보며) 이런 개념없는 인간들을 봤나? 지금이 어느 때라고...조용히 안 해?! (영민에게) 이리 나와. (머뭇거리자) 빨리 안 나와?!지구대장저희가 그런 게 아니라...아무도 뭐라 하는 이가 없자 스윽 일어나는 영민.이형사와 오형사가 다가가 영민의 양 팔에 팔짱을 낀다.지구대와 마포서의 사람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쳐다보기만 할뿐.형사2에게 수갑을 풀어달라는 중호.48. 망원 지구대 앞 / 밤이미 밖에서 대기 중인 기수대장과 반장.영민을 데리고 나오는 이형사와 오형사. 그리고 중호.대장이형사대장이형사대장이형사대장반장이 새끼 누가 때린거야?그게...쟤들이 그런거야?잘 모르겠습니다.누가 때렸는지 알아보고, 그 새끼도 태워 갖구 가.덤탱이 쓰기 싫으면.예.(차로 향하며 반장에게) 지금 상황 알지? 이거 빵꾸나면 우리 다 죽는 거야?예.대장이 SM5에 오르자 끼이익- 하고 출발한다.이형사영민이형사너 누가 이랬어?저 안에 있는...저 안에 사람이 한둘이야?- 29 -영민그... (돌아보는데 중호가 나온다) 저 인간이요.모두가 중호를 쳐다보는데,중호이 개새끼야!영민에게 달려드는 중호.중호이형사너 일루와. 이 개새끼...(뜯어말리며) 야 임마... 떨어져. 떨어져. (오형사에게) 아, 태워. (다시 중호에게) 가서하자 가서. 어?씩씩 거리며 영민을 노려보는 중호.영민을 차에 태우는 오형사.투척남오줌 좀 싸자! 오줌 좀!무시하고 투척남의 옆에 영민을 밀어 넣는데,반장이형사반장이형사반장이형사반장 (이형사를 끌어당기며) 야, 야, 이형사.예.(속닥임) 확실한 거지?그렇다니까요.정말이지?예, 확실해요.오케이. 가자.반장은 소렌토에 나머지는 형기차에 올라탄다.출발하는 형기차.이형사오형사이형사야, 차 세워. 이 새끼 어디 갔어?누구요?엄중호 어디 갔냐고.49. 망원 지구대 주차장 / 밤건물의 뒤편에 위치한 주차장.자신의 차로 향하던 중호가 영민이 운전하던 에쿠스 차량을 발견한다.두리번거리더니 다가가서 문고리를 잡아당기자 덜컥- 하고 열린다.이때 이형사가 달려오더니,- 30 -이형사중호아, 저 새끼 저깄네. 야! (쳐다보자) 바로 사무실로 와라!예!이형사가 시야에서 사라지자,중호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쓰윽 에쿠스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뒤지기 시작한다.뒷좌석의 작은 배낭 하나를 뒤졌지만 쓸 데 없는 것들뿐이다.다시방에서 차량등록증을 꺼내 펴보니 망원동의 권해갑이라는 노인의 차다.그 등록증을 챙겨들고 다시 여기저기를 뒤지다보면 조수석 바닥에서 영민의 열쇠 꾸러미를 발견한다. 그것도 챙기고는 밖으로 나와 트렁크를 열면 텅 비었다. 자신의 차에 오르는 중호. 50. 도로 (형기차 안) / 밤영민은 투척남과 나란히 맨 뒷좌석에 앉아 있다. 투척남이형사 영민이형사영민이형사영민이형사오형사이형사아, 좀 내려달라고! 싸겠다고!조용히 안 해?! 조용히 해. (조용해지자) 야. 저요?그래 임마. 너 애들 뭘로 죽였어. (잠시) 정으로요.돌 까낼 때 그거?예.(오형사에게) 맞어?예, 맞아요. 끝이 좁은 둔기. 오케이.대쉬 보드에 발을 올리며 드러눕는 이형사.투척남이형사오형사이형사오형사이형사오형사이형사영민이형사정말 오줌이 매려서 그러는거야. 좀 내려줘. 조용히 하세요. 좆대가리를 확 꼬매버리기 전에. (오형사를 보며) 미안.꼬매서 되겠어요. 말뚝을 쑤셔 박던가 해야지.(피식)근데 그 사람이 엄중호에요? 어. 맞어. 깡패 새끼 똘마니 짓 하다 짤린 놈. 아니 그 사람은 왜...일은 잘했어. 저, 형사님.왜?- 31 -영민이형사영민이형사김미진인가? 걔는 살아있을 텐데.(돌아보며) 저 새끼 뭐래는 거야. 누가 살아있다고?김미진이요. 그 인간이 찾던 여자.걔가 지금 어딨는데?51. 도로 (중호의 차 안) / 밤중호(통화 중) 안양이요? 왜요? 맞은 편 도로에서 싸이렌을 울리며 지나가는 형기차가 보인다.백미러로 쳐다보며,중호피해자요? 아니 근데 왜 안양을 가요? 아이... 형님 차 세워봐요. 거긴 그냥 주소지고. 사는 덴 망원동이라니까. 제가... 여보세요? (전화가 끊긴 듯) 아... 씨발놈 맨날 끊어. 개새끼가.전화를 끊은 중호가 조수석에 놓인 등록증과 열쇠꾸러미를 바라본다.52. 노부부의 집 앞 / 밤고급 주택의 대문 앞. 중호의 차가 서서히 다가와 선다. 집을 보더니 예상했던 곳이 아니라는 듯. 중호(등록증과 번갈아보며) 뭐야... 대문에 서서 초인종을 누르는 중호.대문 틈으로 정원을 보니 꽤 호화로운 집이다.응답을 기다리며 열쇠들을 몇 개 꼽아보는데,(가정부) 누구세요.53. 노부부의 집 안 : 거실 / 밤거실을 둘러보는 중호. 여러 장식물들로 보아 기독교 집안임이 분명해 보인다.테이블 위엔 '기동수사대 경장 엄중호'란 명함이 놓여있고, 부시시한 모습의 가정부가 소파에 앉아 전화를 걸고 있다.- 32 -가정부중호가정부중호가정부중호가정부중호가정부중호가정부중호가정부중호(잠이 덜 깬 목소리로) 안 받으시는데... 마지막으로 연락된 게 언제예요?(전화를 끊으며) 아까 자기 전에 했는데, 들어오시는 길이라고...(시계를 보더니) 아유 벌써 한시네.아줌마 말고 또 일하는 사람 없어요?예. 없어요.(영민의 신분증 들이밀며) 이 사람 알아요?아뇨.(열쇠 꾸러미를 보이며) 이 열쇠는요.모르겠는데...잘 봐요.처음 본다니까.(달력을 보며) 두 분은 어디 가신 거예요?모임에 가신 댔는데... 어디랬더라?양평이요?성모가 아기 예수를 품에 안은 그림의 달력.오늘 날짜에 써진 ‘양평 11시’라는 메모. 가정부중호가정부예, 그랬던 것 같아요.양평이면 요 앞 사거리에서 은행 끼고 들어오시겠네?(갸우뚱). 노부부의 집 앞 / 밤전화를 걸며 대문을 나오는 중호.중호오좆이냐? 장사 접고 일루 좀 와라.55. 은행 앞 (중호의 차 안) / 밤중호의 차가 대로변 갓길에 정차해 있다. 택시에서 내린 오좆이 조수석에 탄다.오좆중호오좆중호오좆어떻게 된 거예요, 형님. 미진인요.못 찾았어. 찾아야 돼. 예?기분 안 좋으니까, 묻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해. 어?아니...- 33 -중호오좆중호오좆중호오좆중호아이. 조용히 하라고.예.잘 들어. 저기 보면 골목이 쭉 뻗어 있지? (운전석 차창 밖을 보며) 예.여기서부터 저 골목을 지나서 (등록증을 건네며) 이 주소지까지사람이 살만한 데는 다 뒤져. (열쇠 꾸러미를 건네며) 이걸로........좋은 집은 필요 없어. 혼자 살만한 집. 원룸이나 다세대나 연립이나 뭐 그런데. 중요한 건 지하야. 지하만 뒤지면 돼. 전화가 터지지 않을 거 같은데, 어?오좆중호오좆중호오좆중호오좆중호오좆중호오좆중호오좆중호오좆(등록증을 들여다보며) 이 집이 어딘데요?저기 꼭대기 보이지?예.거기야.아... 경찰에 신고하죠?걔들도 알어.근데 왜...야. 그냥 시키는 대로 하라고.(한숨) 알았어요. (문 열자)그리고. 하다 문제생기면 (포돌이 명함을 건네며) 이거 보여줘.됐어요.아이, 새끼... 갖고 가라고.이게 뭐예요. 이게.이 븅신이.알았어요.오좆이 내리자 출발하는 중호의 차. 뻘쭘하게 서서 기수대 명함을 바라보던 오좆이 골목으로 들어간다. 56. 어느 원룸건물 앞 / 밤초입에 위치한 상가들을 지나 건물로 다가오는 오좆.두리번거리더니 현관 안으로 들어간다.57. 어느 원룸건물 / 밤4개의 문이 있는 반지하. 그 중 한 곳에 노크를 하더니 기척이 없자, 열쇠를 쑤셔 넣기 시작한다.- 34 -오좆씨발... 꾸러미에 달린 열쇠가 10개가 넘는데 모두 다 맞지 않는다.그러자 그 옆집을 열어보는데,갑자기 덜컥- 하고 문이 열리며 팬티 차림의 젊은 남자가 나온다.열쇠가 바닥에 떨어진다.주택남오좆주택남 오좆지금 뭐해요? 예?뭐하냐고. 아, 경찰입니다. 지금 범인이...거의 벗다시피 한 여자가 슬쩍 내다본다.주택남오좆경찰은... 경찰 꼬라지가 그 모양이냐? (명함 주며) 기동수사대 엄중호 경장입니다. 명함을 준다는 게 출장 안마 전단지를 건넸나보다. 주택남오좆미친 새끼... (안에 대고) 야! 경찰 불러! 너 일루와.(뒷걸음질 치며) 이거 왜 이래? 어?휙 뒤돌아 도주하는 오좆. 58. 어느 건물과 건물 사이 / 밤어둡고 외진 건물 사이로 후다닥- 뛰어 들어오는 오좆. 쪼그리고 앉아 숨을 고른다. 담배를 꺼내 물더니 뭔가 생각났는지 급하게 주머니를 뒤적이는 오좆.오좆아, 돌겠네.59. 어느 원룸건물 / 밤비장한 표정으로 돌아온 오좆. 문을 두드린다.주택남오좆주택남오좆누구세요.저기...아니, 이 개새끼가!그게 아니라. 제 말 좀...- 35 -오좆을 후려치는 주택남.고개가 젖혀진 오좆의 인상이 일그러진다.60. 어느 원룸 안 / 밤방안. 벌겋게 부어오른 눈두덩을 어루만지는 오좆.피떡이 된 주택남을 무릎 꿇어 앉혀 놨다. 오좆주택남주택녀오좆남녀열쇠 내놔.(주택녀를 쳐다보면)(열쇠 주며) 여기요.신고하지 마. 예.61. 어느 원룸건물 앞 / 밤대문을 나서는 오좆. 길게 뻗은 골목길을 보더니 한숨을 내쉰다.62. 기수대 외부 / 밤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재규어.차에서 내린 중호가 현관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형사3, 4에게 “어이”하고 손들어 인사한다.담배를 버리며 똥 씹은 얼굴로 들어가는 형사3, 4.중호아 나 씹새들...현관 앞에 다다르자 인터폰의 버튼을 누르는 중호.(반장)중호네.저 중혼데 문 좀 열어줘요.63. 기수대 2층 복도 / 밤중호와 반장이 계단을 올라 복도를 걸으며,- 36 -반장법이 바껴서 옛날처럼 그냥 잡아 처넣으면 되는 게 아냐.걔처럼 영장 없이 사람 잡으면, 열두 시간 안에 검사 승인을 받아야 된다고.‘강력1팀 1반, 2반’이라 적힌 문 앞에 다다르자 시건장치의 비밀번호를 누르는 반장.반장아니 이놈들은 왜 이렇게 늦어?. 기수대 강력범죄 수사 1팀2반 (이하 강력2반) 사무실 1 / 밤잠금이 해제되고 문이 열리면,7개의 책상이 ‘ㄷ’자 형태로 놓여 있는 2개의 공간이 나온다.아무도 없다. 반장과 함께 들어오는 중호.창가 쪽에 따로 떨어진 책상으로 향하는 반장. 중호반장중호반장(2시가 다 된 시계를 보며) 열두시간이요?(전화 걸며) 어.승인 못 받으면요?풀어줘야지. (통화가 됐는지) 어디야? 아니, 벌써 두신데 뭐하는 거야.야 이놈아. 안양까지 끌고 가서 뻘짓하던 놈이 망원동을 가잔다고 가냐?그럼 똥 던진 놈은 떨구고 갔어야지! 반장의 책상 위에 놓인 ‘마포 부녀자 사건’의 현장사진들을 보는 중호. 골목길에서 살해된 3명의 여성들. 그녀들의 각종 이미지. 65. 기수대 강력2반 사무실 2 / 밤전화벨 소리, 통화 소리, 프린트 소리, 각종 대화 소리 위로키를 재기 위해 맨 벽에 그려 놓은 자 앞에 선 영민이 보인다.그의 사진을 찍으려던 오형사가 카메라를 내리며,오형사웃지 마.영민이 웃음을 멈추자 플래시를 터뜨리는 오형사.(시간 경과)정신없이 움직이는 형사들로 무척이나 분주하게 돌아가는 한 쪽 공간.반장, 이형사, 오형사, 감식반, 형사5, 6, 영민이 있다. ‘ㄷ'자의 안쪽에 앉은 영민이 자신의 남방을 벗어 감식반에게 넘기자,- 37 -형사 6이 허름한 셔츠를 건넨다. 영민이 그 옷을 입자 수갑을 채우는 형사6. 빨리 병원에 가보라며 잔소리하는 반장의 목소리 위로,이를 지켜보던 이형사가 심문을 계속한다. 이형사영민그러니까 정으로 친 거야? 정을 대놓고 망치를 친 거야?정에 망치를 친 거죠. 이때 오형사가 끼어들며 영민에게,오형사손 줘봐. (손을 주자) 힘 빼.영민의 열 손가락 끝에 잉크를 묻히더니 옐로우 카드에 지문을 찍는 오형사.이형사영민이형사감식반왜 그렇게 죽였어?(지문을 찍으며) 목도 졸라보고, 칼로도 해봤는데, 애들이 되게 힘들어하더라고요.(오형사가 다친 엄지를 만졌는지) 아아... 그러다 돼지 잡는 걸 보고... 그런 거죠.(인상 쓰는데)아. 하세요.영민이 입을 벌리자 면봉으로 입안을 훔치는 감식반. 이형사영민이형사영민이형사영민이형사영민이형사영민이형사영민이형사영민이형사영민이형사영민그리고 나서.벽에 걸어요. 뭘.예?뭘 거냐고.뭐긴 뭐예요. 걔들이지.어 그렇지... 그리고.발목 뒤에 있죠? 그... 힘줄...아킬레스건?예. 거길 칼로 따요. 죽은 애를?예.왜?그래야 피가 빠지잖아요. 안 그럼 무거워서 못 들어요.그렇지... 그래야 가벼워지지...그래서 그 다음엔 어떻게 했어?그렇게 하루 정돌 놔두면 피랑 지저분한 게 쫙 빠져요.그럼 토막 내고, 묻는 거죠.어디다?예?- 38 -이형사영민이형사영민이형사영민이형사영민이형사영민이형사반장시체를 어디다 묻냐고.뭐... 여기저기...여기저기가 어디야. 구체적으로 말해봐.그게... 아홉이나 되는 사람을 집에다 묻었을 린 없잖냐. 어디야?아홉 아닌데...뭐?열둘인데...(서류 뒤적이며) 왜 열둘이야? 아홉 아니야?지금 또 생각났어요. 열둘이에요. 열둘.너 이 새끼...이형사. (눈짓으로 말리더니)(영민에게 커피를 건네며) 그래. 생각나는 대로 말하면 돼. 잘 하고 있어. 66. 기수대 강력범죄 수사 1팀3반 사무실 / 밤7개의 책상만이 놓인 썰렁한 분위기의 내부. 중호가 최형사에게 조사를 받고 있다.저 편으로 김형사에게 조사를 받는 투척남이 보인다. 투척남은 통곡을 하며 서울시장을 비난하고 있다. 중호최형사중호최형사중호최형사중호이때 울리는 인터폰.그래서 돌고 있는데 갑자기 에쿠스가 튀어나오는 거야.쾅하고 박았는데 그 새끼가 타고 있더라고.그래서 걔를 때린 거야?아니지. 내가 그 새낄 붙잡고 사팔팔오로 전화를 걸었더니...아니 지금 묻는 말에만 대답을 해줬으면 좋겠어.일단 니가 쟤 때린 거 맞지?.......니가 쟤 얼굴 저렇게 만든 거 아냐.(잠시) 너 지금 뭐하는 거냐?최형사예. 지금요? 예. (끊고는 중호에게) 이 부장이 너 오랜다. 일단 지장부터 찍자. 중호 앞으로 텅 빈 진술서와 인주를 들이미는 최형사. 67. 기수대 강력2반 사무실 / 밤- 39 -ABC 초콜렛의 껍질을 까서 입에 넣고 오물거리는 영민.어이없다는 얼굴의 중호가 엄지에 묻은 인주를 닦으며 영민을 바라보고 있다.중호이형사중호이형사중호이형사중호반장중호김미진이 집엘 다녀오라고요?어. (감식반가리키며) 저 친구랑 좀 다녀와.왜요?얘 옷에 묻은 피랑 그 여자 샘플이랑 DNA 대조하게.참나... 그러니까 저 새끼 말을 다 믿는단 얘기네?야, 그냥 갔다 와.(한숨) 아니 저런 새끼가 무슨 사람을 죽였다고 그래요. 그 동네 한 번 뒤져보면 될 걸...중호야.아 나 이씨... 영민이 또 하나를 까먹자 뒤통수를 날리며, 중호반장중호이형사중호그만 처먹어, 씹새꺄. 너 왜 자꾸 애를 때려?!(도망가는 영민을 쫓아가 때리며) 니가 지금 쪼꼬렛 까먹을 때야, 개새꺄?야! 중호!아유...들고 있던 간이 의자를 바닥에 던지는 중호.68. 기수대 외부 / 밤방송 기자들로 분주한 정문을 중호의 차와 ‘과학 수사대’라 쓰인 형기차가 뚫고 나간다.중호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달라붙는 기자들.“정치적 배후가 있는 건가요?”, “용의자가 투척한 게 인분입니까?”, “용의자 신원은 밝혀졌나요?”짜증스런 얼굴의 중호.69. 홍대 앞 도로 / 밤중호의 차와 형기차가 달린다.중호(통화 중) 홍대 앞이야. 어, 오른쪽으로? 70. 미진의 집 밖 / 밤- 40 -다세대 주택. 통화 중인 중호가 대문으로 들어온다.중호오른쪽으로 돌아가면... 꺾어져서... 두 번째 집?건물과 담벼락의 비좁은 틈으로 이동하는 중호.71. 미진의 집 / 밤건물 뒤편의 간유리가 달린 스텐 문 앞에 서는 중호. 중호감식반중호알았어. (끊고) 여기. (뒤로 물러서자)(문을 두드리며) 계세요? 계세요?(한참 보다가) 비겨봐. 감식반이 비켜나자 문 앞으로 향하던 중호가 “아이구야!” 발을 헛디딘 척을 하며 와장창- 유리창을 팔꿈치로 깨뜨린다. 중호아 이거 깨져버렸네...어이없다는 얼굴의 감식반을 뒤로 하고유리창 사이로 손을 넣어 잠금을 풀려하는 중호. 갑자기 놀라며,중호저거 뭐야?깨진 유리 너머로 무선 전화기를 든 은지가 서 있다.중호은지중호야 임마. 안에 있음 있다고 말을 해야지.(전화기에 대고) 일일이죠? 여기 이상한 사람들이 유리창을 깨고 들어와요.야 임마!허겁지겁 잠금을 푸는 중호. 은지마포구 상수동 이십일 다시 십오번지요.지금 집으로 들어와요!급히 들어온 중호가 확- 전화기를 뺏는다. 전화기를 감식반에게 건네자, 밖으로 나가 112에게 사정을 설명하는 감식반.중호이 새끼 이거... 너 누구야. 임마.- 41 -은지중호은지.......너 누구냐고........집안을 둘러보는 중호의 시선에 냉장고에 붙은 미진의 사진이 들어온다.미진의 처녀 때 사진인가 보다. 그림자라곤 찾아볼 수 없는 앳되고 환한 얼굴의 미진.중호은지(시간 경과)너 미진이 딸이냐?(꿀꺽) 불이 켜진 미진의 방. 감식반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방바닥에서 머리카락을 줍고...중호은지중호은지중호은지중호감식반중호(발로 옷가지를 걷어내며) 이 년은 방 좀 치우고 살지...지금 뭐하는 거예요?절루 가.왜 남의 머리카락을 가져가요?너 안 자냐?아저씨나 집에 가서 자요.아유... 지 에미 닮아가지고.다 됐거든요? 어떻게?뭘 어떡해? 가야지...현관으로 향하는 중호.감식반이 은지의 앞에 앉아 말을 걸자 돌아본다.감식반은지감식반은지감식반너 이름이 뭐니?.......너 여기 그냥 있을래, 아저씨랑 같이 갈래?.......(명함 주며)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나가며 중호에게) 가죠.감식반을 따라 나가는 중호.문을 닫는데 유리조각이 떨어지며 깨진다. 돌아보면,깨진 유리창 사이로 휘이잉- 찬바람이 들어가 방 안의 커튼이 날린다.멀뚱히 서서 자신을 쳐다보는 은지.썰렁한 침묵.- 42 -중호아이씨...72. 추어탕 집 / 밤TV에서 ‘서울 시장 피습 사건’이란 헤드라인 뉴스가 방영되고 있다.중호와 은지가 마주 앉아 추어탕을 먹고 있다.지 머리통보다 큰 뚝배기를 앞에 두고 미꾸라지들을 건져내는 은지. 인상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소주 한 병을 반주로 게걸스럽게 추어탕을 먹어대는 중호. 중호은지중호은지중호(TV에서 인분 얘기가 나오자) 아이 씨발놈들. 밥 먹는데...야, 그거 몸에 좋은 거야. 먹어........안 먹어?예.이리 줘.밥뚜껑에 쌓인 미꾸라지들을 자기 뚝배기에 쏟아 담는 중호.입안에 우걱우걱 쑤셔댄다.은지중호은지중호은지중호은지중호우리 엄마 어딨어요?일한다니까. 근데 왜 머리카락을 가져가요. DNA 검사 할려구 그러죠?가지가지 한다. 우리 엄마 일하는 거 아니죠? (우적우적)무슨 일 있죠?(한참을 보더니) 야, 너 어디 가 있을 데 없냐?73. 고속화 도로 (중호의 차 안) / 밤‘안양’이라 쓰인 표지판이 스쳐 지난다. 이동 중인 중호의 차. 담배를 피우며 통화 중인 중호.중호넌 얼마나 돌았어? 좀 있다갈께. 그래.아 그리고. 애 하나 맡아줄 데 없나 찾아봐. 그냥 좀 찾아봐. 성희년은 죽어도 내 전화 안 받는다. 그래.전화를 끊은 중호가 창밖으로 담배를 버리는데, 바람에 날려 뒷좌석으로 들어간다.- 43 -중호은지중호야, 야. 뒤에 담배 떨어졌지? 뒤에. 봐봐. (보더니) 예.빠, 빨리 가 버려! 아 빨리! 담배 밖에 버리라고!은지가 뒷좌석으로 넘어가 담배를 던지자,중호은지중호은지중호은지중호은지중호아이씨... 빵꾸났어?예.아아 씨팔 진짜...(잠시 노려보더니) 아저씨가 우리 엄마한테 전화했죠?.......아까 밤에 전화해서 일 나오라 그랬잖아요.야 너 자꾸 떠들면 느이 집으로 보내 버린다. (조용히) 쓰레기...뭐? 너 뭐라 그랬어? 쓰레기?!끼이익- 하고 서는 차.(중호)내려 이 새끼야!74. 기수대장실 / 밤기수대장이 엄청 두터운 서류뭉치를 확인하고 있다. 반장과 이형사가 마주 앉아 있다.반장대장이형사대장반장대장반장대장반장대장이형사대장이형사마포부녀자 사건도 포함된 겁니다.그 살아있단 여잔 뭐야?그냥 뺑끼 쓴 거 같고요. 아무래도 살해한 것 같습니다.마포사건 제외하면, 살해 장소는 거주지고, 유기 장소는 모른다?예. 뭐야. 거주지 불상이면 두 군데 다 모른단 얘기잖아. 피의자가 주소를 못 외워서 그런 건데, 오전부터 탐문 시작하면 금방 찾아낼 것 같습니다. 망원동이라는 건 분명하니까...그럼 내일이면 살해도구 정도는 나오겠네. DNA 결과랑.그렇죠. 음... 근데 이 새끼 살해 동기가 없어?그게 자꾸 횡설수설만 하지. 특별한 동기는 없는 거 같아서.그럼 니가 하나 만들어 넣야지. 이게 뭐냐 이게... 예. 수정하겠습니다.- 44 -대장 반장대장이,반(덮으며) 좋아. 지금 우리 상황 알지? 예.이거 못 터뜨리면 다 죽는다. 처자식 굶기기 싫으면 확실하게 마무리 지어. 시장 얘기는 쏙 들어가게, 어?예.75.안양 골목길 / 밤허름한 주택들로 가득 찬 골목. 차를 세우는 중호.중호뭐 건드리지 마. 쀼루퉁한 얼굴의 은지를 남겨두고 차에서 내린 중호가 영민의 신분증을 보며 두리번거린다.76. 영민의 주소지 앞 / 밤다세대 주택. 2층에 위치한 현관문을 두드리는 중호.계속해서 두드리자 잠에서 덜 깬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매형)중호누구세요?경찰입니다. 문 좀 열어주세요.곧이어 문이 열리고 부스스한 남자와 여자가 모습을 드러낸다.중호매형누나중호누나중호주무시는데 죄송합니다. 지영민씨 아시죠?아이씨... (안으로 들어가고)그만 좀 해요, 아저씨. 우린 그 새끼랑 상관없다고요. 지영민씨랑 무슨 관계신데요?제 동생인데요. 경찰이라면 정말 지긋지긋하거든요? 그냥 좀 가세요.아 그러세요... 다행이네. 사실은 제가 경찰이 아니거든요. 잠깐 들어가도 되죠?구둣발로 들어가는 중호.77. 영민의 주소지 안 / 밤중호가 들어오자,- 45 -누나매형중호(시간 경과)여보...당신 뭐야?!저요? (출장안마 명함 건네며) 저 이런 사람이에요.긴장한 얼굴의 누나와 매형이 소파에 앉은 중호 앞에 서 있다. 중호앉으라니까.두 남녀가 눈치를 보며 소파에 앉자,중호누가 거기 앉으래?슬며시 바닥에 앉는 남녀.중호누나매형중호매형중호매형중호무릎 꿇고 앉아야지, 이 양반들아.(무릎 꿇고 앉자 담배 피우며) 아줌마. 누나가 동생 집을 모른다는 게 말이 돼?저흰 정말 몰라요. 얼굴도 안 보고 산 지 오래됐어요.정말입니다.얼마나 오래 됐는데?한 3년 됐습니다.그땐 어디 살았어?감옥에...이거 완전 콩가루 집안이구만... 자, 말씀드렸듯이 댁의 처남이 우리 아가씨 셋을 팔아먹었어요. 근데 제가 걔들한테 땡겨준 돈이 이천이거든요? 어떡하면 좋겠어요?매형중호매형중호.......각서 씁시다. .......왜 대답이 없어? 이때, 방 안에서 은지 나이 쯤 되는 여자 아이가 칭얼거리며 나온다.행동을 보니 정신지체아로 보이는데, 다리를 타고 오줌이 흐르고 있다.중호의 눈치를 보더니 아이를 안고 토닥이는 누나.아이가 겁에 질린 눈으로 중얼거리며 중호를 바라본다.아이의 머리카락 사이로 커다란 흉터가 보인다.78.기수대 강력2반 사무실 / 밤- 46 -사무실엔 오형사와 영민 뿐이다.서류를 정리하고 있는 오형사를 영민이 빤히 쳐다본다.영민오형사영민오형사영민오형사영민오형사영민저기... 오은실 형사님 맞나?왜.눈이 되게 이뻐요. 그쵸?주둥이 다물어라.머리는 왜 묶었어요. 풀면 섹시할 것 같은데.야.네.맞을래?하하...오형사가 다시 업무를 보는데 영민이 살금살금 다가간다.컴퓨터 너머의 오형사에게 얼굴을 들이대는 영민.오형사영민오형사영민앉아 있어라. 까불지 말고.(뒤로 가 앉더니) 향수 안 뿌렸네요?.......생리하시나보네... 냄새가 비린게...영민을 노려보는 오형사. 정말 생리를 하는지 소름이 돋는다는 표정이다.영민이 키득 거린다.79.고속화 도로 (중호의 차 안) / 밤이동 중인 중호의 차. 굳은 얼굴의 중호. INSERT) 누나와 누나의 품에 안긴 아이.(누나)얘가 갓난앨 때 이렇게 됐어요. 나갔다 왔더니 피를 철철 흘리고 있더라고요. 집엔 그 새끼 밖에 없었어요. 넘어져서 그랬다고 하는데... 웃고 있었어요. 그때 이후로 얼굴도 몇 번 안 마주쳤어요.은지중호은지중호은지중호지금 어디 가는 거예요?.......어디 가냐고요........엄마 찾으러 가는 거 아니죠?가만 있어봐라 좀. 생각 좀 하자. 생각 좀.- 47 -잠잠해진 은지를 슬쩍 쳐다보는 중호.그의 시선에 곧게 뻗은 도로의 저편으로 거대한 서울의 야경이 보인다.80. 망원역 사거리 이면도로 / 밤정차된 중호의 차안에서 술에 취한 아가씨들을 멍하니 바라보는 은지.중호는 주변에 주차된 차들을 돌아다니며 출장 안마 전단지들을 수거하고 있다.중호(전화 걸며) 출장안마죠? 뭐 하나만 물어봅시다.81. 서부지검 외부 / 밤건물 전경.82. 서부지검 당직실 / 밤의자에 앉은 검사. 꼬은 다리를 옆 의자에 올려놓은 채 턱을 괴고 서류를 검토한다.한장 한장 건성으로 읽더니 서명을 하고는, 그 서류 뭉치를 책상에 올려놓고 또 다른 서류 뭉치를 뒤적거리는데, 뭔가 문제가 있는지 맨 첫 장을 다시 본다.‘지영민’이란 이름이 적힌 ‘긴급체포승인 요청서’.이를 확인한 검사가 한숨을 내쉬며 담배를 꺼내 피운다.고개를 젖히고 연기를 내뿜더니,검사븅신같은 새끼들이 장난치나...83. 병원 : VIP 병실 복도 / 밤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중년의 남자들이 들어선다.구십 도로 배꼽인사를 하는 박형사. 그들이 병실 안으로 들어가자 출입자명단에 기록한다.이때 강형사가 계단에서 나오며,강형사박형사강형사박형사강형사야, 씨발 좆됐다? 왜?그 새끼 전에도 두 번씩이나 그랬단다. 야.뭔 소리야, 그게?검사한테 전화가 왔는데, 전에도 사람 죽였다고 떠들어대다가- 48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었데요. 당장에 내보내라고 그랬다는데?박형사아이구야... 대장 또 난리 났겠네.84. 기수대 강력2반 사무실 / 밤기수대장을 중심으로 반장, 이형사, 오형사에게 둘러싸인 영민.대장영민대장영민대장반장영민반장대장너 죽을래?.......죽였어. 안 죽였어?.......대답 안 해, 이 새꺄!영민아, 임마. 너 그런 놈 아니잖어. 이제 와서 왜 그래?.......(탄식)야. 카메라 돌려. 이형사가 후다닥 의자를 끌고 가더니 CCTV를 돌린다.대장영민대장영민대장(시계 풀며) 다시 한 번 묻자. 죽였어. 안 죽였어.죄송합니다...뭐 이런 새끼가 다 있냐... .......니가 우릴 홍어좆으로 아는구나? 85. 기수대 1층 복도 / 밤계단을 내려오는 이형사가 ‘기수대장실’이라 쓰인 방으로 들어간다.86. 기수대장실 / 밤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보는 대장과 구석에서 커피를 타는 반장.들어온 이형사가 소파에 앉으며,이형사대장알아봤는데요. 노량진에선 영장심사까지 갔다가 판사한테 빠꾸당했고,은평은 우리랑 같고. 둘 다 증거불충분이었답니다.(책상에서 소파로 가 앉으며) 좆까라 그래. 내가 볼 땐 저 새끼 맞어. 신문 몇 장 보고는 저런 진술 못한다고.- 49 -반장대장모두대장모두대장이형사대장반장대장이형사대장이형사대장(대장 앞에 커피를 놓으며) 그렇죠.근데도 저 새끼 그냥 보낼래?.......그럼 지금 이 시간에, 증거 몇 개 찾겠다고 그 동네 들쑤실래?.......잘 들어. 저 새끼가 피해자들을 묻었다고 그랬어. 그치?네.묻었다는 건 땅속에 유기했단 얘기야. 근데 시체 열둘을 마당에다 묻었을 린 없잖아. (박수) 산.그렇지. 그 동네 산이 많어? 아니죠.아니라고. 그 동네엔 산이 하나뿐이라고. 성미산. 그치?그렇죠.자, 지금부터 거길 뒤져. 뒤져서 시체 찾아와. 87. 영민의 거처 : 화장실 / 밤화장실. 의식을 잃은 미진이 옅은 경련을 일으킨다.88. 어느 보도방 사무실 / 밤책상에 앉아 중호의 ‘기수대 명함’을 들여다보는 30대의 남자1. 방금 뭘 먹었는지 쩝쩝 거리고 있다. 고개를 들며,남자1경찰 맞어요? 구석에서 화투를 치던 남자2, 3, 4가 쳐다본다.중호남자1중호남자1중호남자1(피식)신분증 좀 보여줘요.(웃더니) 미치겠네... 경찰 아니지? 너 모야? 모하는 새끼야? 아이... 아이? 미친 놈. 남자1이 일어나는데, 키가 엄청나게 크다. 남자1꺼져. - 50 -한숨을 내쉬는 중호. 갑자기 옆에 놓인 의자를 들어 내리찍는다.그대로 책상에 처박히는 남자1.그러자 바로 의자를 내던질 기세로 돌아서는 중호.눈이 마주친 남자2, 3, 4가 계속해서 화투를 친다.(시간 경과)중호와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남자1. 주객의 위치가 바뀐 상황. 남자2, 3, 4는 보이질 않는다.책상 위엔 영민의 신분증이 놓여있다.중호남자1중호남자1중호잘 봐. 모른다니까요.(꼬질한 노트를 가리키며) 그거 펴. (못 찾자) 그거. (펴자) 공일육 구이육오에 사팔팔오. 읊어봐.구이육오에 사팔팔오. 찾어. 장부를 뒤적이는 남자1.중호(문밖에 대고) 누구 오나 잘 봐!. 어느 보도방 사무실 복도 / 밤문 앞. 긴장한 얼굴의 은지가 복도 끝을 주시하며 침을 삼킨다. 90. 성미산 앞 / 밤도심 속 작은 야산. 그 야산 초입에 정차된 녹색 소나타.이형사와 오형사가 차 속에서 산을 바라보고 있는데, 형기차가 다가온다.이형사왔네.차량에서 내리는 이형사와 오형사.트렁크를 열면, 삽과 곡괭이로 가득 찼다.이형사하나씩 들어!- 51 -그러나 형기차에서 내리는 인원은 최형사 달랑 1명 뿐.최형사가 다가와 들자,이형사최형사이형사최형사이형사최형사이형사모야. 너 혼자 온 거야?예.왜?다들 병원 가있고... 성식인 똥한테 붙어있고...좆까고, 다 오라 그래!그게 안 된데요. 청장이 지시한 거라고...씨팔... 갑갑한 얼굴로 어둠 속의 야산을 바라보는 이형사. 91. 어느 보도방 사무실 / 밤남자1(노트를 들이대며) 여기.중호가 보면, ‘현주, 016-9265-4885 망원역’이란 글자가 보인다.중호남자1중호남자1중호남자1중호남자1중호얘 지금 어딨어?없어요. 이 날 없어진 거야?예.얘 이날 이 번호 받으러 간 장소가 어디야?거기 옆에.이거 말고. 그 새끼 집이 어디냐고.모르죠.씨발놈아, 모르면 다야? 어? 찾아보지도 않았어?92. 편의점 앞 / 밤네온사인과 취객들... 개구리 주차된 중호의 차.야외 테이블에 앉은 은지가 사발면을 먹고 있다.맥주 캔을 앞에 놓은 중호가 커다란 멸치를 씹으며,중호은지중호은지느이 아빤 어딨어.브라질이요.브라질?(끄덕끄덕)- 52 -중호은지중호은지중호은지중호은지중호은지중호브라질 어디?리우데자네이루요........옛날 브라질 수도요.알어, 임마. 거기서 뭐한데?일하지 뭐해요.(잠시) 아빠 본 적 있어?아뇨. 통화는 해봤어?.......(한숨) 망할 년... 차라리 싸우디라 그러던가...(무섭게 노려보자) 아냐. 먹어. 먹어. 기지배 성질은...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한다.93. 성미산 / 밤 / 비도심 사이로 보이는 쏟아지는 빗속의 전경. 이형사를 비롯한 3명의 형사들이 삽자루를 든 채 숲 속을 뒤지고 있다.가운데의 오형사가 주르륵 미끄러지자, 이형사가 후레쉬를 비추며,이형사오형사괜찮어?!예!빗속의 이형사가 수풀 너머 도심을 보며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쉰다.94. 또 다른 보도방 사무실 복도 / 밤 / 비문짝에 기대 선 긴장한 은지가 복도 끝을 주시하고 있다.계단을 올라오는 웬 남자가 보이자 노크를 하는 은지. 그 남자가 계속 올라가자 또 다시 노크를 한다. 95. 또 다른 보도방 사무실 / 밤 / 비엎어진 테이블.바닥에 앉은 중년의 남자5와 아가씨1, 2가 중호와 함께 각자 장부를 뒤적이고 있다. - 53 -남자5저... 여기 찾았는데요.중호가 후다닥 기어가 보면, ‘희정, 016-9265-4885’이란 글자가 보인다.중호남자5중호아가씨1얘 지금 어딨어?예?희정이 어딨냐고. 얘도 없어졌어?(남자5가 쳐다보자) 걔 지금 손님 받으러 갔는데...96. 어느 모텔 앞 : 모텔촌 / 밤 / 비주차장 천막 아래서 중호와 20대 후반의 여자, 희정이 대화중이다.바로 앞에 주차된 중호의 차. 조수석의 은지. 빗소리에 닫힌 차창. 그럼에도 둘의 얘기가 은지에게 전달되고 있다.희정중호희정중호희정중호희정중호희정중호희정중호희정중호희정그 새끼 미친 새끼에요.아, 집을 아냐고.모른다니까요.그럼 어서 받았어?이 근처 어디서 받았을 거예요.(얼굴을 쓸어내리며) 아이씨... 그 새끼 뭐 이상한 점 없었어?많았다니까.말해봐.(흥분) 그 새끼 떡치는 데 자지가 안서는 거예요.말 좀 잘 해라. 애 듣겠다. 좆이... 발기가 안 되더라구요.근데.근데 아무리 세워도 안 서길래 술 먹었냐 그랬더니 안 먹었대요.고자란 얘기 아녜요. 고자가 왜 날 부르냐고.그래서.돈 도로 달랠까봐 좆나 잘해줬죠.그랬더니 같이 살자고 매일같이 전화질을 해대는데...전활 안 받았죠.그때부터 그 또라이 새끼가 문자로 사진을 보내대는데,세상에 온 몸에 피칠을 하고... 칼을 들고...토막을 내 죽이겠네, 어쩌네 하면서 며칠을 그렇게 괴롭히더라니까요.중호희정중호그 사진 지금 있어?미쳤어요? 그걸 갖고 다니게?(잠시) 알았어.- -주차장 천막을 걷어내며 차로 향하는 중호.희정그 새끼 사고 쳤어요? (쫓아 나오며) 그 새끼 사람 죽였죠?!찌푸린 얼굴로 차로 향하던 중호가금세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은지와 눈이 마주친다. 97. 유흥가 / 밤 / 비이동 중인 중호의 차. 숨이 넘어갈 듯 우는 은지.굳은 얼굴로 담배만 빨아대던 중호가 차를 세우더니 편의점으로 들어간다.98. 편의점 / 밤 / 비안으로 들어온 중호가 냉장고로 향하더니 소주를 꺼내들고 벌컥벌컥 마신다.말도 못하고 쳐다만 보는 점원.그렇게 목을 적신 중호가 차 안의 은지를 보며 난감한 얼굴로,중호씨발... 99. 영민의 거처 : 화장실 / 밤 / 비쏟아지는 빗소리. 미진이 늘어진 재갈 사이로 헉- 하며 숨을 토해낸다.기침을 계속하더니 의식을 차리는 미진. 눈앞의 시체들을 보고 비명을 지른다.100. 영민의 거처 : 건물 뒤 편 / 밤 / 비화장실 창문을 막은 벽돌을 비추는 화면. 들리는 건 빗소리뿐이다. 101. 도로 (녹색 소나타 안) / 밤 / 비이동 중인 차량. 비를 쫄딱 맞은 상태의 이형사와 오형사. 이형사는 잔뜩 골이 난 채로 통화 중이다.- 55 -102. 병원 : VIP 병실 복도 / 밤 / 비경찰 제복을 입은 방문객들에게 인사하는 강형사와 박형사. 그들 너머 저편으로 복도 여기저기서 근무를 서는 또 다른 형사들. 그 형사들 중엔 형사5, 6도 보인다. 103. 기수대 강력2반 사무실 / 밤 / 비누워 잠 든 영민. 코를 골며 자다가 벌떡- 하고 깨어난다.인터넷을 하다 깜짝 놀라는 반장.반장뭐야, 이 자식아. 놀랬잖아. 일어난 영민이 주머니를 뒤적인다.영민열쇠...104. 망원동 전경 / 밤 / 비비가 그치기 시작하는 망원동의 언덕.105. 도망남의 집 : 현관 앞 / 밤다세대 주택의 구석진 지하방 현관.졸린 얼굴의 오좆이 능숙하게 열쇠들을 꼽아보고 있다.구멍 안에 아예 들어가질 않는 열쇠들... 그런데 마지막의 열쇠가 쑥 하고 들어간다.쏙 빼내더니 터벅터벅 계단을 걸어 오르는 오좆. 순간 멈칫하더니 후다닥 돌아와 열쇠를 다시 꼽아본다.쑥 들어가는 열쇠. 돌리니 철컥- 하고 잠금이 열린다.침을 꼴깍 삼키는 오좆.106. 도망남의 집 밖 / 밤촤아악- 고인 물을 튀기며 무섭게 질주하는 중호의 차.다세대 주택 앞의 오좆이 보이자 끼이익- 급정거를 한다.중호여기 꼼짝 말고 있어! (내리며) 어디야?!- 56 -오좆이쪽이요!오좆과 함께 뛰어 들어가는 중호.107. 도망남의 집 / 밤건물의 뒤로 들어가 계단을 내려간 후,오좆여기요!쾅- 중호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좁고 지저분한 부엌이다.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너무나 좁기에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방. 싸구려 벽지를 되는 데로 처발라 쭈글쭈글하고 군데군데 떨어져 내렸다. 얇은 벽지 뒤로 비치는 낙서들.아무도 없다. 씩씩거리며 방 안 제일 큰 가재도구인 비키니옷장을 열어보더니, 중호오좆중호이 집 확실해?예. (문에 꽂힌 열쇠를 보이며) 보세요. 씨발...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보는 중호. 통화 가능 지역이다.오좆중호오좆중호오좆중호왜요, 형님. 아녜요?(주전자를 발로 차며) 씨발!아니, 형님 뭔 일인지 말 좀 해줘요.(나가며) 저 열쇠 갖고 더 뒤져 봐.아니 왜요?미진이가 없잖아 새꺄!그렇게 대문으로 향하던 중호가 은지와 마주친다.중호의 고함소리를 들었는지 실망한 얼굴의 은지.중호(은지의 손목을 잡으며) 가자. 그렇게 대문으로 향하는 중호. 그의 앞으로 웬 남자가 들어선다.중호를 보더니 손에 든 비닐봉지를 떨어트리는 남자.철컹- 대문에 부딪히며 뒤도 안보고 도망을 치기 시작한다.중호오조옺!!- 57 -108. ‘도망남을 잡는 중호’ 시퀀스 : 망원동 골목길 / 밤(차가 다니지 못하는 골목길이 나올 수 있는 지점들)-남자, 중호, 오좆이 차례로 뛰어간다.-남자가 넘어트린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는 중호. 멀리 뒤쳐진다.-요리조리 골목을 헤집고 달리는 남자를 시야에서 놓쳤다 찾았다를 반복하며 쫓는 중호와 오좆.-어느 순간 남자의 행방이 묘연해지자,중호오좆중호갈라져서 뛰는 둘.어디로 갔어?몰라요.절루 가봐.-그렇게 중호와 떨어져 한참을 내달린 오좆이 좁은 교차로에 들어서는데바닥에 고인 물이 찰랑거리는 것을 보게 된다.다른 쪽의 물은 그렇지 않다.남자의 방향을 확신한 오좆이 찰랑거리는 물의 방향으로 달려가 커브를 도는데퍽- 하고 남자가 휘두른 벽돌이 오좆의 머리를 강타한다.오좆이 나뒹굴자 짓밟기 시작하는 남자.도망남왜 자꾸 사람을! 내가 돈 갚는다고 그랬지?! 거칠게 오좆을 짓밟던 도망남이 옆에 놓인 돌덩이를 들고 내려찍으려 한다.도망남나도 좀 살아야 될 거 아냐!순간, 퍽- 하고 나가떨어지는 남자. 중호가 이단 옆차기를 날렸다.중호씨발놈아. 그걸로 찍으면 뭐가 돼?달려들어 짓밟는 중호.109. 기수대 외부 / 밤 - 58 -기수대 건물의 현관으로 들어가는 중년의 분석관. 반장이 맞이한다.110. 기수대 강력2반 사무실 / 밤샤워를 했는지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들어오는 이형사.이형사오형사이형사은실. 씻어. 예.(영민이 웃었는지) 웃냐? 의자 다리를 걷어차는 이형사. 사발면을 먹던 영민이 철푸덕- 자빠진다.이형사(거울보고 스킨 바르며) 일어나, 씹새꺄. 손님 왔어.111. 도망남의 집 밖 / 밤대문 앞에 주차된 중호의 차안. 룸미러로 얼굴의 상처를 보던 오좆이 수건으로 누르며,오좆씨발... (의자를 젖히며) 누구 오거든 깨워라. 대꾸도 없이 멍하니 정면을 응시하는 조수석의 은지.112. 도망남의 집 : 방 / 밤콰당- 하고 피떡이 된 도망남이 나뒹군다. 중호도망남(1.5리터 생수통을 벌컥벌컥 들이키더니) 김미진이 어딨어.(울먹이며) 그, 그런 여자 모른다구요...중호가 다시 두들겨 패자 그의 다리를 부여잡고 처절하게 우는 도망남. 도망남중호도망남살려주세요...어딨어.정말 몰라요... 제발 살려주세요...- 59 -113. 도망남의 집 밖 / 밤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뚝뚝 흘리는 은지의 앞으로 웬 차량의 라이트가 비춰진다.“감사합니다.”라는 미진과 비슷한 목소리. 놀란 은지가 고개를 들면, 택시에서 내린 -미진의 의상과 비슷한- 보라색 옷을 입은 여자가 골목 저편으로 사라진다.차에서 내려 여자를 쫓아가는 은지.114. 도망남의 집 : 방 / 밤더욱 처참해진 도망남의 몰골.도망남그, 그 새끼... 징역 동기에요. 네 달 전쯤 찾아와선 갈 데가 없다고 그러길래...보름쯤 같이 살았었어요... 그 이후로 한 번도 못 봤어요...아 하, 한 번 봤어요. 자고 있는데 들어와서는... 가방을 들고 나가더라고요.중호무슨 가방?115. 도망남의 집 밖 - 망원동 골목길 / 밤여자가 사라진 골목길로 들어가는 은지. 그 여자가 또 다른 골목길로 사라지자 여자를 향해 뜀박질을 한다.116. 도망남의 집 : 방 / 밤도망남중호도망남중호도망남커다란 검은색 가방이요... 별의별 공구가 다 들어있었어요...무슨 공구?정이랑 망치랑...어디로 간단 말도 없었어?예...중호가 한숨을 내쉬며 방 안을 둘러본다. 벌어지고, 떨어진 벽지 사이로 보이는 목탄으로 그린 듯한 낙서들.실눈을 뜨고 보니 벽지 뒤로 비춰진 온 방 안이 낙서들이다. 중호도망남이거 다 누가 그린거야?그, 그 새끼가...- 60 -117. 기수대 취조실 / 밤화면 가득한 영민의 얼굴. 불쾌해 보인다.영민아뇨...영민과 마주 앉아 서류를 뒤적이는 분석관. 유리막 너머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기수대장과 반장, 이형사, 오형사. 분석관영민분석관영민분석관영민분석관영민분석관영민분석관영민분석관영민분석관영민분석관영민분석관영민분석관음... 지영민씨, 여자 친구 있어요?(잠시) 아뇨.여자를 사겨 본 적은요?(입술에 침을 바르며) 있어요.제일 길게 사귄 게 얼마나 되요?한... 일 년 정도...어... 일 년... 일 년 정도면... 성관계도 해보셨겠네요?(갑자기 싸늘해지는 얼굴)남자끼린데 어때요. 말씀해 보세요. 여자 친구와 성관계를 맺어본 적이 있어요?.......지영민씨. 여자랑 성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어요?그, 그게 왜 궁금한 거야?대답하기 뭐하면 안 하셔도 되요. .......음... 다른 질문할께요. 지영민씨 어릴 때 말이죠. 집에서...물었잖아. 그게 왜 궁금하냐고. (잠시) 지영민씨가 성불구인가 해서요. 내가 성불군지 니가 어떻게 알어. 니가 봤어? 당신 같은 사람이 대개 그러니까. (어이없다는 듯 뒤로 기대앉는다)지영민씨 성불구죠? 여자들을 보면 자고는 싶은데 그러진 못하고.그래서 여자들을 정으로 죽인 거죠?정을 당신 성기로 생각하고. 정이 들어갈 때 쾌감. 영민분석관영민분석관영민분석관영민분석관영민그만해. 그 쾌감 때문에 여자들을...그만하라고. 그거 아냐. .......그래서 죽인 거 아니라고........궁금해요? 내가 왜 죽였는지?왜 죽였죠?(유리막을 보더니) 이리와 봐요. 말해 줄께. (안 오자) 이리와 봐요.- 61 -(안 오자 다가가며) 아이...분석관영민분석관지영민씨 그냥 앉아 계세요.(계속 다가가며) 말해준다니까요. 앉어.의자에 앉는 영민. 화난 얼굴로 분석관을 노려본다.분석관영민분석관거기서 말해요. 왜 죽였어요?.......제 말이 맞죠? 그래서 여자들을 죽인 거죠? 여자들을 보면 하고는 싶은데 몸은 말을 안 듣고...순간, 와당탕- 달려드는 영민. 들이닥친 이형사와 오형사가 뜯어 말린다. 영민유리막 너머.니가 뭘 안다고 떠들어! 니가 뭘 알어! 왜 자꾸 사람을 괴롭혀!대장(박수치며) 브라보.118. 도망남의 집 : 방 / 밤벽지를 다 벗겨 낸 방. 온 방 안을 둘러 싼 기괴한 스케치들. 긴 곱슬머리의 누군가를 그렸나본데,귀 따로, 눈 따로, 손 따로, 인체의 특정 부위를 분리시켜 그린 그림이 대부분이다.그 그림들의 중심에 선 찌푸린 얼굴의 중호.119. 도망남의 집 밖 / 짙은 새벽끼이익- 대문을 열고 나오는 중호.열쇠를 만지작거리며 좌우의 골목을 둘러보면,쭉 뻗은 골목길의 수많은 집들... 막막한 얼굴의 중호가 차에 타려하는데, 은지가 없다.중호오좆중호애 어딨어? (잠결에 놀라) 예, 예?븅신같은 새끼...중호가 은지를 찾아 뛰자, 오좆이 따라붙는다.- 62 -중호오좆이 U턴을 한다. 넌 저쪽으로 가봐!120. 망원동 골목길 / 짙은 새벽꼬불꼬불한 골목길을 두리번거리며 달리는 중호의 시선에 좁은 교차로를 빠르게 지나치는 오토바이가 보인다.그 교차로에 들어서 두리번거리다 직진을 하는 중호.뭔가 꺼림칙한지 뒷걸음질 치며 되돌아와 보면, 골목 저편으로 널브러진 야식집의 그릇과 음식물들이 보인다.다가가보면, 그 너머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는 은지. 중호(시간 경과)아...은지를 안고 죽어라 내달리는 중호.121. 병원 : 응급실 / 짙은 새벽은지를 안은 채 뛰어 들어오는 중호.중호(시간 경과)여기! 여기!침대 위에 누운 은지. 호스를 코에 낀 채 링거를 맞고 있는데 의식이 없다.물끄러미 바라보는 중호. 중호 너머로 보이는 치료를 받고 있는 오좆.(간호사) 은지 아버님 되세요?중호간호사(쳐다보면)(펜과 종이 내밀며) 여기 서명을 안 하셨던데.접수증의 하단 ‘서명’란에 ‘엄중호’라는 자신의 사인을 적는 중호.- 63 -122. 병원 : 1층 복도 / 짙은 새벽차가운 얼굴의 중호가 출구로 향한다.저편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의사에게 개떼 같이 달려드는 기자들.“시장님 상태는 어떤가요?” 취재를 하느라 북새통이 된 복도.자신의 길을 막은 기자들을 강하게 밀쳐내며 건물 밖으로 향하는 중호. 123. 기수대 취조실 / 짙은 새벽유리막 안. 분석관과 형사들. 유리막 너머의 영민을 보며 대화중이다.분석관대장내보냄 큰일 나요. 내보내지 마요. 내가 볼 땐 쟤가 진술한 거 거의 다 맞어. 확인서 써줄께요. (반장에게) 들었지? 검사한텐 좆까라 그러고. 애들 다 모이라 그래.똥 그 새낀 처넣고, 병원 가있는 애들, 작전 중인 애들 다 불러들여.기수대 전 병력 동원한다.반장예.124. 어느 비디오가게 / 밝은 새벽와장창- 하고 깨져나가는 강화유리문. 발로 유리 조각들을 거둬내더니 안으로 들어가는 중호.컴퓨터의 전원을 켜고 프로그램을 가동시켜 회원 명단을 뒤지기 시작한다.지영민이란 이름을 치자 등록된 이름이 없단다. 4885를 쳐도 마찬가지다.모니터를 들어다가 콰당- 하고 내팽개치는 중호.중호씨팔!125. 도로 / 밝은 새벽신호도 무시하고 도로를 내달리는 중호의 차.126. 기수대 회의실 / 밝은 새벽병원에 있던 강력2반 형사들(오형사 제외)을 포함하여 꽤 많은 형사들이 모였다.그들의 앞에 선 기수대장.- -대장지금부터 망원동에 소재한 지영민이의 거주지를 찾는다.주민들도 깼을 거고, 기동대에서도 지원 떨어졌다.검사 제끼고 영장도 없이 쇼부치는 거니까, 열두시까지, 증거가 될 만한 건 만들어서라도 갖고 온다. 알겠냐?모두들대장예.피죽도 못 처먹은 새끼들 마냥! 대답 똑바로 안 해?!이때 우당탕탕-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고함소리가 들려온다.“뭐야?” 어리둥절해 하는 형사들이 나가본다.127. 기수대 강력2반 사무실 / 밝은 새벽중호가 영민을 개잡듯이 두들겨 패고 있다.오형사가 옆에 있긴 하지만 손도 못 대는 상태. 사무실의 모든 집기들이 사방에 나뒹군다.수갑이 채워진 영민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 가더니 벽에다 내다 꽂는 중호.영민이 철푸덕- 바닥에 늘어지면,중호영민말해. 이 개새끼야. (이빨이 뽑혀 나오자) 이이...퍽- 하고 영민의 얼굴에 발을 꼽아 넣는 중호. 집기들을 들어 얼굴에 내던진다.순간, 문이 열리며 이형사가 모습을 보인다.중호말해. 이 개새끼야. 어딨냐고!이 광경을 본 이형사가 문을 닫는다.128. 기수대 2층 복도 / 밝은 새벽이형사가 무슨 일이냐며 달려온 형사들을 막는다.검지를 입에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이형사. 담배를 꺼내 피운다.129. 기수대 2층 복도 / 아침복도에 늘어선 형사들이 하나같이 담배를 물어 안개가 낀 것 같다.사무실 안에서 꽈당- 소리가 한 번 나더니 조용해진다.문이 열리고 중호가 나온다.- 65 -이형사오형사가 뛰쳐나오며,(형사들에게) 들어가 봐. (중호에게)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됐냐고.오형사 불었어요! 팔구삼에 일번지! 팔구삼에 일번지요!130. 영민의 거처 : 화장실 / 아침 영민의 망치질로 인해 깨진 타일 조각으로 손목의 끈을 자르고 있는 미진.그동안 수많은 조각들을 소모했는지 주변엔 타일 가루로 가득하다.131. 동신 석재 앞 도로 / 아침도로변에 위치한 석재소. 저 멀리 해가 떠오른다.중호의 차와 함께 수많은 경찰 관련 차량들이 달려오고 있다.132. 동신 석재 / 아침꽤 넓은 부지의 석재소에 폴리스 라인이 둘러져 있고,그 밖으로 도로 갓길에 수많은 경찰관련 차량들이 정차해 있다.닭장차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기동대원들.구경하는 주민들. 마당. 석재들이 가득히 들어선 흙바닥.2개 소대 규모의 기동대가 기수대 형사들(기수대장, 이형사, 오형사, 강형사, 최형사 제외)의 지시 아래 삽질을 하고 있다. 그 너머로 보이는 2개의 건물. 사무실과 공장이다.형사들과 감식반이 내부를 샅샅이 뒤지는 모습.그 맞은편엔 허름한 컨테이너가 있는데 인부들의 숙소인 듯 하다. 133. 동신 석재 : 숙소 / 아침지저분한 내부를 최형사와 감식반들이 들여다보고 있다.시약 검사를 하려는지 조명을 설치 중이기도 하다. 최형사거기 말고 이쪽으로 와봐. 여기 뭐 있다. - 66 -감식반2그래? (창문을 막던 의경에게) 야, 저기 막어. 저기.장비를 들고 최형사를 향해 몰려가는 감식반들과 의경. 그들 너머 컨테이너의 입구에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는 중호.중호(담배 끄며) 씨발새끼...134. 동신 석재 / 아침컨테이너에서 나온 중호가 병력을 지휘 중인 반장에게 다가간다. 반장중호반장거기 드럼통! 그래 그거 치우고 그 밑을 파보라고!반장님. (대꾸도 없이) 야! 임마! 너 일루와! (삽 뺏으며) 지금 장난 하냐?! 이렇게 하라고 이렇게!답답하단 얼굴로 사무실로 향하는 중호. 135. 동신석재 : 사무실 / 아침이형사가 사장과 대화중이다. 이형사사장이형사사장이형사사장중호가 들어오더니,그러니까 육 개월 전까진 근무했단 얘기잖아요.예.그동안 들락거렸는진 모르는 거고.그놈이 밤에 왔다갔으면 모르는 거죠.아니 관리를 그따위로 하고. 그 새끼가 여기서 몇 명을 죽였는지 알어요?저흰 정말 아무 것도 몰랐어요.중호이형사중호형님, 여기 아녜요.나가 임마.김미진이가 없잖아요.사무실 벽에 걸린 대형 지도에 체크를 해가며,중호여기가 여기에요. 미진이 차가 세워진 덴 여기고. 그럼 여기다 차를 세워놓고 여기까지 걸어왔단 얘긴데, 말이 안 되잖아요.- 67 -이형사중호왜 말이 안 돼, 임마.걸어서 이십분은 걸릴 꺼라고. 분명히 여기. 여기에서 오분 거리. (원을 그리며) 오분 거리에 있는 집들 중 하날 꺼예요. 예?함 뒤져봅시다. 이 병력이면 몇 시간 안 걸릴 꺼예요. 이형사중호이형사중호이형사야, 지가 여기다 파묻었다는데 니가 왜 그러냐?아 누굴 파묻었다 그래요!?(잠시) 너 왜 그러냐? 돈 땜에 그래? 너 언제 인간될래? 아이...됐고. 지영민이 지금 올 꺼야. 오면 얘기해. 오면.136. 기수대 외부 / 아침현관 앞에 정차된 SM5와 녹색 소나타.두 팔을 포박당한 모자 쓴 영민이 또 다른 셔츠로 갈아입은 채오형사와 강형사의 팔짱을 끼고 현관을 나온다.대장오형사왜 이렇게 꾸무적거려! 야, 얼굴 좀 가리라니까?!아, 맞다.후다닥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오형사.대장저런 빙신 저거. (강형사에게) 뭐해? 태워. 새끼들 빨리 좀 하라니까.강형사가 영민을 소나타에 태우는데,(검사)아유... 바쁘신가 봐요?검사를 보더니 인상을 구기는 기수대장.검사야, 지영민이. 봤으면 인사를 해야지 새끼야.차 안의 영민이 대충 목례를 하는데 검사의 표정이 굳는다. 검사야, 모자 벗어봐. (보더니) 이런 개념 없는 집구석을 봤나.당신들 미쳤어?137. 기수대장실 / 아침- 68 -기수대장과 검사가 TV를 보고 있다.TV에선 ‘마포 부녀자 살인사건 용의자 검거’란 뉴스가 방영되고 있다.마포경찰서에서 검거했다는 우락부락한 30대 용의자의 모습.검사대장검사대장검사한심하죠? 그쵸?.......이해해요. 시장 얼굴에 똥칠을 해놨는데... 얼마나 똥줄이 타셨겠어.지금 당장 지영민이 내보내고, 직원들 복귀시키세요. 그럼 이렇게 합시다. DNA 결과가 쫌 있음 나온다니까...이 상황을 (TV가리키며) 쟤들이 알면 어떻게 될 거 같아요?시장 얼굴에 똥칠을 한 경찰이, 만회를 위해 무고한 시민을 연쇄살인범으로 몰았다.근데 그 시민의 면상이 씹창났더라. 대장검사(한숨)그만 하시고, 지영민이 얼굴 저렇게 만든 인간 있죠?그 인간 당장 이리로 끌고 오세요. 내가 책임지고 옷 벗길테니까.138. 동신 석재 / 낮온 땅이 뒤집어진 분주한 전경.의경 서너 명이 중호를 폴리스라인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의경1중호나가요 아저씨!놔, 안 놔? 아유! 형님!저 멀리서 반장, 형사들과 속닥이던 이형사가 달려오며,이형사중호의경1이형사중호이형사중호! 이리 와봐! 오래잖아.나가요 쫌.(오더니 팔 잡으며) 너 지금 빨리 가야돼.(팔 빼며) 어딜요?아이 새끼...확- 중호의 팔을 꺾는 이형사.중호이형사뭐야?(수갑 채우려 하며) 가만 있어. 새꺄.순간, 중호가 몸을 돌리며 이형사를 던져버린다.- 69 -이형사저 새끼 잡어!후다닥- 중호에게 달려드는 형사, 의경들.중호멈칫하는 형사들.(곡괭이를 치켜들며) 뭐야?! 어? 중호반장중호이형사반장중호반장이형사중호이형사뭐냐고?! 중호야 이놈아.왜 그러냐구?!대장이 너 잡아오래. 새끼야. 그러길래 애를 왜 때려, 이놈아.(형사들이 다가오자) 오지 마. 오면 찍어 죽인다.아 저놈 저거...다 끝났어, 임마. 우리도 철수해야 되고 지영민이도 내보내야 돼. 씨발 그 새낄 왜 내보내? 미쳤어?!우리가 뭔 힘이 있냐... 검사가 풀어주라는데...중호의 뒤로 최형사가 다가온다.중호이형사중호걔가 나가면 미진인?야 임마. 걔 죽었어. 죽어도 벌써 죽었다고. 그거 내려놔.걔가 죽긴 왜 죽어?!순간적으로 뒤를 향해 곡괭이를 휘두르는 중호.“으악”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최형사. 곡괭이는 허공에서 멈췄다.곡괭이를 내팽개치더니 석재들 사이로 도주하는 중호.우르르 달려든 형사들에게 붙잡히고 만다.수갑이 채워지고 격렬히 저항하며 도로로 끌려가는 중호.형사들이 형기 차 안에 쑤셔 넣으려 발로 차고... 밀고... 그렇게 형기차에 태워진다.139. 영민의 거처 : 화장실 / 낮미진의 손목 주변에 널린 타일 가루들. 쿵- 쿵- 쿵-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화면 이동하면, 미진이 벽면의 타일을 들이받고 있다.피범벅이 된 벽면. 이미 깨져나간 타일들 사이로 콘크리트가 드러나 있다. 툭- 하고 타일이 깨지자, 몸을 돌려 타일 조각을 뜯어내는 미진.그 조각으로 손목의 끈을 썬다. - 70 -140. 도로 (형기차 안) / 낮이동 중인 형기차 안. 운전석엔 형사3, 조수석엔 형사4가 있다.뒷좌석엔 최형사와 김형사가 있는데 그 둘의 사이에 앉은 중호.중호(한숨을 내쉬더니 조수석을 차며) 야, 담배 하나 주라. 키득거리며 비웃는 형사들. “줘.”하고 최형사가 말하자, 담배를 건네는 형사4.중호형사3중호모두중호형사3중호형사3후우... (잠시) 야 경석아.(운전석에서 룸미러로 본다)너 아직도 걔들 똘마니 노릇하냐? (웃음) 참나... 아직도 그 돼지새끼 밑구녕 핥고 다니냐고.뭐 이 새끼야?참, 경찰이란 새끼가 한심하게... 니 에미도 니가 남에 밑구녕...(돌아보며) 저 씨발놈이...순간 뻑- 형사3의 면상을 발로 차는 중호.형사3의 고개가 젖혀지며 핸들에 처박히면,쾅- 하고 가로수를 들이받는 차량.문 쪽에 앉은 최형사의 얼굴에 팔꿈치를 연속으로 먹이더니 문을 열고 몸을 날리는 중호. 김형사와 피 흘리는 형사3, 4가 달려들자 격투를 벌인다.수갑을 찬 상황임에도 형사3, 4를 제압하고 도주하는 중호.김형사가 뒤를 쫓는다.141. 도로 변 / 낮한산한 도로. 김형사에게 쫓기던 중호가 갑자기 돌아선다.주춤하는 김형사.중호열쇠 내놔. (머뭇거리자) 안 때릴께. 내놔.한숨을 내쉬며 열쇠를 던지는 김형사.중호(수갑 풀며) 지영민이 지금 어딨어? - 71 -김형사중호김형사중호김형사나, 나갔을꺼예요.씨팔... 너 나 좀 도와주라.예?(수갑 풀어 던지며) 나랑 그 새끼 집 좀 찾자. (손을 내저으며) 아... 안돼요. 지금 다 복귀하라고...김형사의 뒤로 달려오는 형사3, 4가 보인다.중호씹새들...죽어라 내달리는 중호.142. 기수대 외부 / 낮기수대 현관을 나오는 모자 쓴 영민.한숨을 내쉬며 주변을 둘러보더니, 담배를 물고 정문을 향한다.143. 마포역 앞 / 낮한산한 주변. 골목을 나온 영민이 대로변으로 나와 싸구려 선글라스를 사서 낀다. 모퉁이에서 좌판을 보던 오형사와 강형사가 미행을 시작한다.마포역으로 들어가는 영민. 144. 지하철 안 / 낮한산한 내부. 좌석에 앉아 이동 중인 영민. 신문을 보는지 맞은편에 앉은 여자의 치마 속을 보는지 모르겠다.공덕역에 도착하자 내리는 영민과 오형사, 강형사.145. 공덕역 / 낮환승을 위해 걷던 영민이 열차가 도착한다는 알림을 듣자 뛰기 시작한다.급히 계단을 뛰어 내려가 열차에 오르는 영민.오형사와 강형사는 영민이 열차에 타기를 기다렸다 급히 뛰어 내려간다.문이 닫히고, 걸음이 느린 강형사를 남기고 홀로 열차에 오르는 오형사. - 72 -146. 망원역 / 낮한산한 역.계단을 올라가는 영민. 미행하는 오형사.147. 망원역 버스 정류장 / 낮버스를 기다리는 영민. 멀찌감치 떨어져 주시하는 오형사. 정차한 마을버스에 영민이 타면, 오형사가 택시를 잡아탄다.148. 마을버스 안 / 낮한산한 버스 안. 선글라스를 낀 채 생각에 잠긴 영민. 149. 영민의 거처 : 화장실 / 낮타일 조각에 의해 팍- 하고 끊기는 끈.미진이 온힘을 다하자, 팔다리가 풀려난다.헐떡이며 몸을 일으켜 보지만 말을 듣지 않는다.일어나려다 \"쿵\" 하고 바닥에 쓰러지는 미진.150. 도로변 / 낮한산한 도로. 달리던 중호가 뒤를 보면 택시가 오고 있다.손을 들어 세우려하는데 그냥 지나치는 택시.또 다시 죽어라 달리는 중호.151. 영민의 거처 : 거실 / 낮쿵- 쿵- 나사가 반쯤 뽑힌 경첩이 뜯겨지려 한다.콰당- 하고 문이 젖혀지며 굴러나오는 미진.비틀거리며 일어나 현관으로 향한다.- 73 -152. 영민의 거처 : 정원 / 낮정원에서 본 건물. 우측 편의 창문이 쨍그랑- 하고 깨지더니 털썩- 정원 위로 떨어지는 미진. 따가운 햇살에 눈을 뜨지 못한다.이때 구석에서 뭔가를 파먹던 개가 컹컹- 짖더니 꼬리를 살랑거리며 다가온다.개의 입가에 묻은 핏물들.이를 보고는 허겁지겁 정원을 가로지르는 미진. 잔디가 벗겨진 진흙에 푹- 하고 발이 빠지며 넘어진다.바로 일어나 대문으로 향하면,그녀의 발이 빠졌던 진흙 사이로 인체의 일부가 보인다.153. 영민의 거처 앞 / 낮대문을 열고 나와 골목길의 중앙에 선 미진. 도움을 청하려 주변을 둘러보지만 기이하게도 지나다니는 개 한 마리 보이지 않는 상황.오르막과 내리막 중 내리막을 선택한 미진이 내달리기 시작한다.1. 망원동 골목길 / 낮곡선의 내리막길에서 넘어지고, 일어나고를 반복하며 달리는 미진.그녀의 시선에 저 멀리 수퍼의 간판이 보인다.155. 개미 수퍼 / 낮허름한 동네 구멍가게.가게의 안쪽으론 안채와 발로 가린 부엌이 보인다.미닫이문을 열고 미진이 들어온다.미진주인 미진아무도 없어요?! 아무도 없어요?!(안채에서 나오며) 예... 엄마야!경찰에 신고 좀 해주세요. 빨리요!156. 망원동 버스 정류장 / 낮버스가 서고, 영민이 내린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는 영민.- 74 -택시에서 내린 오형사가 그의 뒤를 쫓는다.157. 개미 수퍼 : 안채 / 낮창살이 달린 창문. 벽에 기대앉은 미진이 울먹이며 집 전화기로 전화를 걸고 있다.158. 미진의 집 / 낮깨진 현관문 너머로 전화벨이 울리는 내부가 보인다.텅 빈 집안으로 들어가는 화면.미진의 사진 옆, 은지 모녀의 사진이 보인다.159. 개미 수퍼 : 안채 / 낮또 다시 전화 거는 미진. 160. 도로변 : 교회 앞 / 낮망원동의 언덕이 저 앞이다. 죽어라 내달리는 중호. 예배를 마치고 나와 인도를 차지한 채 이야기 중인 수많은 교인들.그들을 피해 차도로 내려와 달리는 중호.그의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이 울리지만 벨소리를 듣지 못한다.161. 개미 수퍼 : 안채 / 낮수화기를 든 채 벽에 기대 잠든 미진. 162. 망원동 골목길 / 낮유리문을 교체 중인 비디오가게가 보인다. 궁시렁 거리는 주인 옆으로 곡선의 오르막길을 걸어 오르는 영민. 담배를 피우려는지 담뱃갑을 꺼내는데 담배가 없다.저기 보이는 '개미 수퍼'로 향하는 영민.멀찌감치 서서 쳐다보는 오형사.- 75 -163. 개미 수퍼 / 낮영민이 들어오는데 아무도 없다.영민주인영민주인영민주인아줌마. 아줌마.(나오며) 어, 담배 줘?예.아니 총각은 또 얼굴이 왜 그래?아녜요. 어떤 미친놈이...(혼잣말로) 아, 이 동네 왜 이리 미친놈들이 많어...주인이 카운터로 가 담배를 꺼내더니 건네진 않고 창밖을 두리번거린다.영민주인영민주인영민주인영민주인영민주인영민주인왜 그래요?아, 무서워 죽겠네. (담배 주며) 잠깐만 여기 있어라, 총각.왜요?아니 어떤 미친놈이 멀쩡한 아가씨를 가둬놓고 죽이려고 그랬다잖아.(돈 주며) 그래요?가만. 그 놈이 그 놈 아냐? 하이 참... 수고하세요.아니, 쫌만 있으라니까.왜요?그 미친놈이 쫓아오면 어떡해. (웃으며) 아니 그 놈이 여길 왜 쫓아와요?그 아가씨가 여기 있대니까.묘하게 표정이 변하는 영민.주인경찰 불렀으니까 그때까지만 좀 있어라. 음료수 아무거나 꺼내 마셔. 영민이 냉장고로 가더니 안채를 슬쩍 쳐다본다.주인영민주인아니, 경찰은 왜 이렇게 안 와?경찰을 언제 불렀는데요?한참 됐어. 1. 어느 학교 옆 / 낮- 76 -그늘 진 한적한 도로에 주차된 순찰차.무전이 계속해서 들려오는데도 경찰1, 2가 차문을 열어 놓은 채 자고 있다.양말까지 벗은 모습. 165. 개미 수퍼 / 낮영민주인근데 왜 안 오지? 아줌마. 망치나 뭐 몽둥이 같은 거 있어요?왜? 아... 몽둥인 없고, (카운터 밑에서 망치를 꺼내며) 여기 망치.망치를 건네받은 영민이 문으로 가 길가를 살핀다. 주인그래, 총각. 거기 서 있다가 그 미친놈의 새끼가 쫓아오면 얼굴을 때려버려. 얼굴을.망치를 쥔 손에 힘을 주는 영민의 입 꼬리가 올라간다. 166. 초소 앞 / 낮지친 기색이 역력한 땀투성이의 중호가 초소 앞에 도착한다.잠시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고개를 들고 사방을 둘러보면,여전히 감을 잡을 수 없는 수많은 집들.울상을 지으며 둘러보더니,중호김미진-! 김미진-!미친 듯이 미진을 부르는 중호.167. 개미 수퍼 : 안채 / 낮털썩- 피범벅이 된 주인을 안채의 문지방에 떨궈 놓는 영민.한손엔 피가 뚝뚝 떨어지는 망치를 쥐고 있다.벽에 기대 잠이 든 미진을 내려다보는 영민.고개를 숙인 미진을 비추면, 미진의 아랫입술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영민(발로 툭툭 차며) 야. 일어나. 야.미진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한다.이를 본 영민이 비웃더니,- 77 -영민너 어떻게 나왔어? 미진의 온몸이 주체 못 할 만큼 떨린다.영민어떻게 나왔냐고.두 눈을 질끈 감고 소리 없이 우는 미진. 그런 미진에게 망치를 내려치는 영민.퍽- INSERT) 미진을 소리쳐 부르는 중호.퍽- INSERT) 텅 빈 VIP 병실 앞 / 이동 중인 형기차 안에서 잠든 형사들.퍽-INSERT) 고요한 망원동의 언덕.퍽- 주기적으로 흔들리는 미진의 클로즈업된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INSERT) 은지의 웃는 얼굴.(미진)은지야...168. 개미 수퍼 앞 / 낮오형사가 멀찌감치서 ‘개미수퍼’를 쳐다보고 있다. 한참이 지나도 나오질 않자 가게 앞을 슬쩍 지나가는 오형사. 영민이 보이질 않자, 도로 지나쳐보는데, 쓰러진 주인이 보인다. 급하게 벽에 기대서서 내부를 들여다보면 주인이 방문에 걸쳐 쓰러져 있는데, 피가 흥건하다. 당황한 그녀가 들어가 보려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거는 오형사. 버튼을 누르는 그녀의 손이 떨린다. 저 편에서 순찰차 한대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 - 78 -169. 망원동 골목길 / 낮여전히 미진의 이름을 소리쳐 부르며 이곳저곳을 헤매는 중호.이때 사이렌을 울리며 그의 곁을 빠르게 스쳐 지나는 순찰차 1대.순찰차를 바라보는 중호의 얼굴에 불길한 예감이 스친다.그런 중호의 앞으로 또 다시 스쳐 지나는 2대의 순찰차. 지친 걸음으로 차량을 쫓는 중호. 오르막의 정점에 오르자,저 밑으로 보이는 순찰차들과 앰뷸런스들.170. 개미 수퍼 앞 / 낮수많은 경찰들. 기웃거리는 주민들을 통제하고 있다.넋을 잃은 채 바닥에 쭈그리고 앉은 오형사와 저 편에 주차된 기수대 형기차.그들 너머로 중호가 보인다. 통제 중인 경찰의 틈을 헤집고 들어가는 중호.경찰5들어가시면 안 돼요.중호(뿌리치고 들어간다)경찰5안 된다고요.굳은 얼굴의 중호가 불도저처럼 가게로 향하자, 경찰들이 더 달라붙는다.그들을 끌고 가게 앞까지 가면, 유리 너머로 이형사가 보인다.중호형님! 형님! 이길우!내부에 있던 이형사가 고개를 돌리자 중호와 눈이 마주친다.찌푸린 이형사의 눈에서 한숨이 나오는 듯 하다.경찰들이 끌고 가려해도 있는 힘을 다해 자리를 지키는 중호.이형사가 옆에 있던 경찰에게 중얼거리자 그 경찰이 커튼을 친다.중호야! 야! 야아! 으아아!더 많은 경찰들이 중호에게 달려든다.격렬히 저항하는 중호.(소리)비가 오려나보다. 쿠르릉 거리는 하늘 소리. - 79 -F.O171. 병원 : 병실 / 밤 / 비창밖으로 쏟아지는 비.침대에 누워 잠든 은지 위로 그림자가 들어선다.은지를 내려다보는 비에 흠뻑 젖은 중호.무표정한 얼굴로 한참을 바라보더니 뒤돌아 나간다.172. 병원 : 병실 복도 / 밤 / 비병실에서 나오는 중호를 오좆이 쫓는다.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중호애 잘봐.중호가 탄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힌다.173. 병원 : 엘리베이터 안 / 밤 / 비사람들 틈의 중호가 고개를 숙인 채 생각한다.(오형사)그 사체가 김미진인 건 분명한데... 아직은 몰라요...174. 영민의 거처 : 거실 / 밤 / 비수족관 속 화려한 문양의 열대어들이 하늘거리는 긴 머리카락 사이를 오가고 있다. 바닥엔 손목이 잘린 얇고 긴 손이 보인다.(오형사) (울먹이며) 머리랑... 손이 없어요. 김미진인 건 알겠는데... 증명을 못해요. 포커스가 저 너머로 이동되며,소파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던 영민이 수족관을 바라본다.무슨 생각 중인지 알 수 없는 영민의 표정.175. 기수대 외부 / 밤 / 비혼잡한 정문. 몰려든 방송차량들과 기자들을 저지하는 의경들.- 80 -176. 기수대 회의실 (특별수사본부) / 밤 / 비매우 혼잡한 내부. 형사들이 보도방 업주, 출장안마사들을 불러다 앉혀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남자1, 5와 성희, 희정, 아가씨1, 2의 모습도 보인다.불량기 가득한 사람들로 꽉꽉 차서 그런지 통제도 잘 안되고, 정신없다.커다란 지도를 벽에 붙여 놓고 통화를 하며 체크를 하는 형사들. 난리가 난 전화통. 이형사오형사이형사통신사 어떻게 됐어!판사 승인이 없다고...지랄! 뒤집어 엎어버리기 전에 내노라 그래!이때 반장이 들어오며,반장어떤 새끼야! 어떤 새끼가 흘렸어! 입조심 하랬지!177. 기수대장실 / 밤 / 비블라인드를 젖히고 창밖을 보는 경무관.방송국 차량들과 기자들로 난리가 났다.경무관대장경무관그 새끼 놓치면 좆 된다...(잠시) 참... 그 검사 이름이 뭐랬지?(쳐다보면)일단 그 양반부터 떤져주자.(기자들을 가리키며) 쟤들 배고프겠다.178. 개미 수퍼 앞 / 밤 / 비주변으론 수많은 경찰들과 순찰차들이 오가고...수퍼 입구에 설치된 폴리스라인 밖으로 경찰3이 서있다. 폴리스라인을 걷어 안으로 들어가는 중호를 말리지 않는다.179. 개미 수퍼 / 밤피범벅이 된 바닥 앞에 서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중호.- 81 -핸드폰의 화면에 ‘PM01:08’에 ‘02-325-4593’으로 부터 온 음성메시지가 떠있다.안채에 처박힌 전화기를 바라보는 중호.180. 개미 수퍼 : 안채 / 밤 / 비미진의 피로 얼룩진 바닥을 내려다보는 중호.핸드폰을 귀에 대고 있다. (미진) 오빠... 오빠 저예요... 오빠 전화 안 받으셔서...오빠 제발 화내지 말고 들어줘요.... 저 이 일 그만둘께요...(울며) 정말 못하겠어요... 너무 무섭고... 정말 못하겠어요...사이, 화면으로 보이는 핏자국과 영민의 발자국들.발자국은 창살이 뜯겨져 나간 창문까지 연결되어 있다.음성이 끊기자 전화를 끊은 중호가 벽에 기대 쭈그리고 앉는다.고개를 떨군 채 미동도 않는 중호.181. 개미 수퍼 뒤 : 망원동 골목길 / 밤 / 비오르막의 비좁은 골목길. 뜯겨져 나간 창살. 안채의 중호가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면,우산을 쓰고 골목길을 걸어 오르던 행인이 저만치서 돌아본다. 영민의 얼굴로 전환되는 행인. 그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중호.다시 행인의 얼굴로 전환되면, 행인은 우회전을 하며 시야에서 사라진다.그런 중호의 시선에 텅 빈 골목길 위로 교회의 십자가들이 보인다. 붉은 십자가들...심각해지는 중호의 얼굴...182. 노부부의 집 : 거실 / 밤 / 비가쁜 숨을 내쉬며 한쪽 편에 걸린 달력을 바라보는 중호.성모가 아기 예수를 품에 안은 그림 밑으로 보이는 ‘망원 교회’라는 글자...183. 영민의 거처 : 정원 / 밤 / 비- 82 -허벅지 높이까지 구덩이를 파낸 영민이 노부부의 시체를 밀어 넣더니, 개를 부른다.개가 다가오자 삽자루로 내려찍는 영민.184. 망원 교회 앞 / 밤 / 비조그만 규모의 교회. 건물의 전면에 위치한 십자가.예수상이 걸린 석재 십자가다.거친 숨을 내쉬며 십자가를 올려다보는 중호.예수상의 각 부위를 비추는 화면.INSERT) 텅 빈 도망남의 방에 그려진 스케치들. 185. 망원 교회 안 : 예배실 / 밤 / 비끼이익- 문을 열고 들어서는 중호.띄엄띄엄 앉아 기도하는 몇 명의 신도들을 지나쳐 불빛이 새어나오는 방으로 들어간다.186. 망원 교회 안 : 목사실 / 밤 / 비비에 흠뻑 젖은 중호가 들어서자,책상에 앉아 성경을 읽던 목사가 고개를 든다.목사중호어떻게...(영민의 신분증을 보이며) 이 사람 아시죠?187. 영민의 거처 : 화장실 / 밤 / 비거울을 보며 넥타이를 매는 와이셔츠 차림의 영민.머리를 단정히 쓸어 올리더니 안경을 쓴다.188. 망원동 골목길 / 밤 / 비중호가 의경 3명에게 검문을 받고 있다.옆으로 경광등을 켠 순찰차가 지나간다.의경2(중호의 신분증을 넘겨주며) 감사합니다.- 83 -의경들이 저편으로 이동하자 골목길을 걷는 중호.(목사) 박동원 집사님이라고 건설을 하시던 분이 계셨어요.그분이 얼마 전에 교회 증축을 해주셨거든요. 그때 뵀던 사람이네요.INSERT) 망원 교회 앞. 예수상이 걸린 십자가.(목사)그 사람이 저 십자가를 만들었더라구요. 솜씨가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1. 영민의 거처 앞 / 밤 / 비대문 앞의 주소를 확인하는 중호. 그 옆으로 ‘朴東元’이라는 문패가 보인다.(목사)박집사님께 여쭤보시면 아실지도 모르겠네요.무심코 초인종을 누르려하는 중호.순간,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버튼 앞에서 손가락을 멈춘다.한참 동안 멈춰진 손가락...그 손가락을 거둔 중호가 뒷걸음을 쳐 골목길로 나가더니 담 위를 올려다본다.관리가 안 된 정원수들...굳은 얼굴로 좌우의 골목길을 둘러 본 중호가주머니에 손을 넣어 열쇠꾸러미를 꺼내든다.그리고 그 열쇠들을 꽂아보기 시작한다.쓱 들어가는 세 번째 열쇠. 돌리니 철컥- 하고 잠금이 풀린다.긴장한 얼굴의 중호가 안으로 들어간다.덜컹- 하고 닫히는 대문.190. 영민의 거처 : 정원 / 밤 / 비건물 현관의 영민과 정원 한가운데의 중호가 마주 보고 서있다.짙은 색의 양복을 입은 영민. 한손엔 우산을, 한손엔 가방을 들고 서있다. 영민은 현관을 막 나오는 순간 중호와 마주 치게 됐나보다.그의 뒤로 보이는 현관문이 끼이익- 하고 닫힌다.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영민이 침을 꿀꺽 삼킨다.중호어디 가냐.- 84 -영민중호.......들어가자. 큰 걸음으로 영민에게 다가가는 중호.영민이 뒷걸음질을 치면서, 허겁지겁 가방 속의 뭔가를 꺼내려한다.그런 영민의 행동을 무시하며 머리채를 잡더니 현관으로 끌고 들어가는 중호.191. 영민의 거처 : 거실 / 밤 / 비거실 마루에 올라서려는 중호가 걸음을 멈추며 영민을 노려본다.겁에 질린 영민의 손에 쥐어진 칼이 중호의 허벅지에 박혔다.중호이...영민의 머리채를 미닫이문에 내던지는 중호. 현관의 미닫이문을 박살내며 영민이 나가떨어진다.신음을 뱉으며 허벅지의 칼을 뽑아내더니 현관문을 닫는 중호.달려들어 유리파편 속의 영민을 무참히 짓밟던 중 무언가를 보게 된다.놀라 행동을 멈추는 중호.거실 구석에서 바라본 화면. 수족관 속의 하늘거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중호가 보인다.놀란 얼굴로 수족관을 바라보는 중호.부들부들 경련을 일으키며 일그러지는 중호의 얼굴. 중호이이...영민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중호.순간, 빡- 하고 골프채의 헤드가 중호의 얼굴을 날린다.앞으로 꼬꾸라지는 중호를 괴성을 지르며 내려찍는 영민.두 팔로 머릴 감싼 중호가 몸을 웅크리며 맞다가골프채가 마루바닥에 박혀 뽑히질 않자 갑자기 영민의 바짓단을 잡고 휙- 구른다.콰당- 하고 넘어지는 영민.이제 둘은 바닥을 뒹굴며 격투를 벌이기 시작한다.피범벅이 된 서로가 손에 잡히는 모두를 집어 들고 내려찍어가며 사방을 난장판으로 만든다.수족관이 깨지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박살난다.그런데 수족관이 깨지며 그 안의 조명 몇 개도 망가졌나보다.초록빛 조명이 은은하게 퍼지던 실내가 갑자기 어두워진다.그러던 중에 영민이 휘두른 석재 트로피에 턱을 맞게 되는 중호.- 85 -버텨보려 애쓰지만 비틀거리다 쓰러진다.그 위에 올라탄 영민이 또 다시 내려찍는다. 팔로 막아도 소용없는 듯 중호의 뒤통수가 마루 바닥에 처박힌다.이제 영민은 그로기 상태의 중호에게 마지막 한 방을 먹이려 트로피를 높이 치켜든다.순간, 중호의 손에 뭔가(젖은 머리카락)가 잡힌다.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영민의 머리를 후려치는 중호.빡- 소리와 함께 나가떨어지는 영민.중호가 그 위에 올라타더니 계속해서 내려찍기 시작한다.순식간에 만신창이가 되어 버리는 영민의 얼굴.중호는 미진의 머리채를 쥐고, 그녀의 머리를 흉기로, 영민을 내려찍고 있다. 이때 와장창- 하고 현관문이 뜯겨져 나가며 형사들이 들이닥친다.모두움직이지 마!조명이 부족한 상태라 누가누군지 알아볼 수가 없는 상황.오형사가 후레쉬를 비추면,영민의 위에 올라 탄 피투성이의 중호가 보인다.거칠게 호흡하며 뒤를 돌아보는 중호.피범벅이 된 얼굴의 그는 두 눈이 뒤집어진 상태다.이제 후레쉬 불빛이 중호의 얼굴에서 뭔가를 집어 들고 있는 손으로 향한다.중호의 손엔 미진의 머리가 쥐어져 있다. 형사들의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진다.이형사야이 새끼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중호가 다시 고개를 돌려 거칠게 호흡하며 영민을 내려다본다.이형사엄중호. 그거 내려놔.죽은 것만 같았던 영민이 피를 토한다.손에 힘을 주는 중호.이형사중호야. 그만해라...계속해서 피를 토해내는 영민의 얼굴.그 얼굴 위로,INSERT) 미진의 얼굴이 빠르게 스쳐 지난다.순간 이성을 잃고 영민을 내려찍으려 하는 중호.순간, 와르르 달려들며 중호를 덮치는 형사들.- 86 -격렬히 저항하는 중호의 눈앞에서 영민의 상태를 체크하는 이형사.이형사가 소리를 지르자... 들것을 들고 달려 들어오는 사람들.영민이 들것에 실려 나간다.형사들에게 짓눌려 절규하는 중호.그의 시선에 미진의 얼굴이 들어온다.울먹이며 미진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중호. 절규한다.192. 영민의 거처 앞 / 밤 / 비경찰차량, 앰뷸런스들로 꽉 막힌 골목.기수대 형사들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계속해서 들것을 들고 나오는 대원들. 193. 영민의 거처 : 정원 / 밤 / 비파헤쳐 놓은 흙 속에서 나오는 무수히 많은 시체들.대장, 반장, 이형사, 오형사 등 기수대 형사들이 찌푸린 얼굴로 바라만 본다.부감의 화면이 위로 솟으며 전경을 비춘다.194. 병원 외부 / 밤 / 비현관 앞. 대기 중인 검정 세단에 우산을 든 수행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올라타려는 시장.쓰윽- 둘러보더니,시장기자들 다 어디 갔어?텅 빈 병원 앞을 훑어보던 시장의 시선에 중호가 들어온다.비에 젖은 상처투성이의 중호.수행원들이 기겁을 하며 시장을 급히 차에 태우려 하는데,잠시 중호와 시장의 눈이 마주친다.경계심 가득한 얼굴의 시장을 한심하단 얼굴로 바라보는 중호.시장이 오르자 차량이 급히 출발한다.멀어지는 차량을 바라보던 중호가 고개를 들어 비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87 -F.0195. 병원 : 병실 / 밤 / 비입구에서 바라본 서울의 야경이 보이는 병실. 창가의 침대에 누워 잠 든 은지.병실로 들어 온 중호가 걸어가 은지를 내려다본다.이전에 부착했던 호스 등은 보이질 않는다.중호를 향해 몸을 뒤척이는 은지. 좋은 꿈을 꾸는지 입가에 미소가 감돌고 있다.잠시 동안 은지를 내려다보던 중호가 신음을 내뱉으며 침대 옆의 의자에 앉는다.조심스레 자신의 손을 은지의 손 위에 얹는 중호.천천히 의자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으면,화면 서서히 전진한다.화면 가득한 병실 창문 밖으로 비 내리는 서울의 야경이 보인다. 추격자. 끝.- 88 -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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